프롤로그
1장 기능의 변화: 옛것을 이용해 새것을 만들다
폐로 숨 쉬는 물고기 | 날지 못하는 공룡이 깃털을 가진 이유
2장 발생하는 발생학: 발명의 씨앗은 어떻게 자라는가
발생학의 태동 | 도롱뇽이 알려 주는 발생 타이밍 | 멍게는 우리의 조상 | 빅 아이디어의 시대 | 모두를 지배하는 하나의 세포
3장 게놈 안의 지휘자: 이토록 역동적인 진화 레시피
분자생물학 혁명 | 유전자 없는 게놈이라니 | 박테리아가 답을 주다 | 헤밍웨이의 여섯 발가락 고양이 | 기능을 켜고 끄는 유전자 스위치
4장 아름다운 괴물: 변이는 어떻게 진화의 연료가 되는가
유전 실험의 영웅 초파리 | 꿰어진 유전자 구슬 | 돌연변이 페이스트 | 생물판 잘라 붙이기 | 우리 안의 괴물 유전자 | 유전자의 재사용과 재배치
5장 흉내쟁이: 표절과 도용은 유전적 발명의 어머니
유전자 중복의 시대 | 정크 DNA의 발견 | 새 유전자보다 베낀 유전자가 많다 | 사람의 뇌가 커진 이유 | 인간 유전자는 중복투성이 | 이리저리 점프하는 옥수수 유전자
6장 우리 안의 전쟁터: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착각
점핑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퍼뜨리다 | 숙주와 바이러스의 치열한 내전 | 바이러스 감염 덕분에 똑똑해지다
7장 조작된 주사위: 진화는 불확실한 도박이 아니다
퇴화함으로써 진화하는 생물 | 도롱뇽이 혀를 총알처럼 발사하는 비결 | 유전 레시피에 내재된 제약 | 진화는 현실 가능한 세계 중 최선 | 자연의 발명은 우연이 아니다
8장 인수 합병: 조립식 진화가 세상을 바꾼다
세포의 조립으로 단백질 공장이 탄생하다 | 또 한 번의 조립으로 몸이 생기다 | 부분들이 이루는 조화로운 전체 | 부분들의 조합으로 진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다 | 자연의 발명을 도용한 크리스퍼-카스
에필로그 | 감사의 말 | 더 읽을거리 | 주 | 도판 출처 | 찾아보기
과연 자연은 최고의 발명가인가,
베끼고 훔치고 속이는 모방꾼인가
1980년대 중반, 하버드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한 닐 슈빈에게 화석 연구는 진화의 비밀을 밝히는 데 가장 든든한 무기가 될 것 같았다. 실제로 2004년 북극에서 목, 팔꿈치, 손목을 가진 물고기 화석 ‘틱타알릭’을 발굴해 일약 세계적인 고생물학자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이 화석은 진화 연구 역사상 가장 중요한 화석 중 하나로 평가받았고, ‘틱타알릭’ 발굴 과정과 연구 성과를 담은 《내 안의 물고기》는 국립과학아카데미 ‘올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하지만 화석만큼 강력한 새로운 도구와 맞닥뜨린 것도 대학원생 시절이었다. 당시 동물의 몸을 만드는 DNA가 발견되고 파리의 머리, 날개, 더듬이 형성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밝혀지는 등 게놈 연구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었다. 그동안 화석 사냥꾼이 도맡아 온 ‘자연은 어떻게 발명해 왔는가’라는 질문에 유전자 연구가 보다 명확한 답을 줄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무엇보다 그는 과학자도 진화하지 않으면 결국 멸종되어 화석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16쪽 그래서 화석과 유전자라는 양손의 도구를 활용해 진화사 연구를 계속했다. 그 결과 수십억 년에 걸친 진화의 역사가 우여곡절과 시행착오, 표절과 도용으로 가득했음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팔다리, 날개와 깃털, 지느러미, 커다란 뇌와 뛰어난 인지 능력 등 생명의 진화를 이끈 혁신과 발명이 사실은 수십억 년 동안 베끼고 훔치고 변형한 결과라고 말한다. 세계 최고의 과학 스토리텔러인 저자가 들려주는 진화 연구사와 게놈 생물학의 최신 성과를 따라가다 보면, 40억 년 동안 뻔뻔하고 염치없었던 자연의 본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표절과 도용으로 만들어진 우리 몸
다른 동물과 차별되는 인간만의 대표적인 형질은 바로 큰 뇌를 가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의 뇌가 어떻게 이렇게 커질 수 있었을까? 캘리포니아의 한 연구 팀이 인간과 히말라야원숭이의 뇌 조직을 비교한 결과 인간에게만 있는 ‘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