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기다려온 ‘컬러 사진의 거장’
사울 레이터의 컬러 슬라이드 작품집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카메라가 있을 뿐”이라고 말하던 사울 레이터. 그는 ‘세상으로부터 잊히길’ 바랐지만, 세상은 그를 오래도록 기억하고 있다. 2006년 여든두 살의 사울 레이터는 사진에 입문한 지 60여 년 만에 우연한 기회에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독일의 한 출판사 대표의 눈에 띈 것. 그 후로 미국과 유럽 각국에서 ‘레이터 열풍’이 불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사울 레이터를 최초로 소개한 사진 에세이 『사울 레이터의 모든 것』을 시작으로 수많은 레이터의 팬들이 생겨났다. 2022년 5월까지 열렸던 사울 레이터 단독 사진전 또한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레이터 열풍’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사울 레이터 더 가까이』는 그를 ‘컬러 사진의 선구자’로 만든 전설적인 초기 컬러 사진 76점을 엄선해 수록한 사진집이다. 레이터의 ‘최고작’으로 손꼽히는 초기 컬러 슬라이드를 오롯이 수록한 작품집은 이 사진집이 최초이며 유일하다. 이런 뜻깊은 작품인 만큼, 뉴욕 사울 레이터 재단과 공동제작한 『사울 레이터 더 가까이』는 전 세계에서 동시 출간된다. 2022년 8월 한국을 시작으로, 9월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권, 10월 미국 등 사울 레이터를 기다려온 각국의 독자들에게 차례로 공개될 예정이다.
‘레이터 스타일’의 시작을 알리는
한여름처럼 강렬하고 시적인 컬러 사진들
『사울 레이터 더 가까이』에는 레이터가 1948년부터 1966년 사이에 촬영한 컬러 슬라이드 사진이 담겨 있다. 그가 갓 뉴욕에 정착하여 사진을 시작했던 25세부터 40대 초반에 이르는 무렵이다. 당시는 오직 흑백 사진만이 예술로 인정받던 시기였고, 사진가들과 평론가들은 컬러 사진이 ‘광고에나 어울린다’며 폄하했으나, 레이터는 이에 동의하지 않았다. 『사울 레이터 더 가까이』에 담긴 풍부하고 로맨틱한 색감의 사진들은 컬러 사진의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받는 1970년대 작가들보다 훨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