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마음속에 간직한 바다
“글쎄….” 딸의 물음에 엄마는 잠시 생각을 더듬더니, 타임머신이라도 탄 듯 아련한 어린 시절로 되돌아갑니다. 엄마의 어린 시절, 딸보다도 더 어린 나이의 엄마는 바다에서 어떤 반가운 추억을 만날까요?
아기가 자라는 엄마 뱃속의 양수는 바닷물의 성분과 거의 같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은 누구나 엄마 품을 찾듯 바다를 그리워한다고 해요. 그래서일까요? 한자 바다 해(海 자에는 어머니 모(母 자가 들어 있고, 프랑스어에서 바다를 뜻하는 말 메르(mer는 어머니를 뜻하는 말 메르(mere와 철자 하나밖에 차이나지 않아요. 이 책은 누구나 마음속에 간직한 바다를 눈앞에 펼쳐 놓으며, 엄마 품처럼 포근한 그 바다로 우리를 안내합니다.
《오늘도 기다립니다》,《진짜 우리 할머니를 만났어!》정혜경 작가의 신작
앞서 《오늘도 기다립니다》,《진짜 우리 할머니를 만났어!》에서 자전적 경험에 풍부한 상상력을 더해 독자들을 매료시킨 정혜경 작가가 새 책 《엄마는 바다가 좋아》에서 다시 한 번 그 특유의 솜씨를 여과 없이 보여주며 깊은 공감을 이끌어 냅니다. 한여름 바다를 배경으로, 엄마의 어린 시절과 현재를 유려하게 넘나들며 그리운 추억을 소환하죠.
작가는 가슴속 어딘가에 아직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머물러 있을 애틋하고 빛나는 순간들을 그려 내기에 걸맞은 화법과 플롯, 장면 구성과 표현 기법을 고민했습니다. 엄마가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장면은 섬세하고 부드러운 연필과 투명한 수채 물감으로 담백하고 따스하게 그려냈고, 현재 장면은 선명하고 화려한 색감으로 햇살 눈부신 한여름 바다 풍경을 표현했지요. 어린이 독자에게는 바다를 향한 설렘을 북돋우고, 어른 독자에게는 가슴 속 바다를 떠올리게 하는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