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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공룡이 되고 싶어 - 고래뱃속 창작그림책 41 (양장
저자 조은혜
출판사 고래뱃속(아지북스
출판일 2022-08-01
정가 14,000원
ISBN 97911907477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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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젓한 사람이 되어야 해

네가 공룡을 좋아하는 건 이해해. 누구나 한때는 그 매력에 빠지는 법이니까. 하지만 진짜 공룡이 되었다고 착각하고 행동하는 건 좀 심하잖아. 지하철에서 소리를 내지르고, 동생을 발로 차고, 음식을 통째로 삼키려는 건 안 되는 일이야. 왜냐고? 너는 공룡이 아니라 사람이니까. 되고 싶다고 모든 게 다 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하고 싶다고 제멋대로 다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야. 공룡처럼 걷겠다고 쿵쾅거리면 아래층 사람들은 얼마나 시끄럽겠니. 우린 초원에서 살지도 않고 목구멍이 공룡처럼 크지도 않잖아. 사람이라면 사람답게 의젓하게 굴어야지. 게다가 공룡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도 않는 멸종 동물이라고. 결국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사라져 버렸잖아. 존재하지도 않는 걸 꿈꾸는 건 허황된 일이야. 허황된 꿈을 꾸다 보면 현실에 부딪쳐 살아 나갈 힘을 기르지 못할 수도 있어. 지구에서 인간으로 살아가려면 사회성이라는 걸 익혀야 해. 다 너 잘 되라고……. 너 정말 이럴 거야? 이렇게 말 안 들으면 엄마도 공룡으로 변신해서 맘대로 해 버린다!

틀을 씌우는 어른, 틀을 깨는 아이

현이는 공룡을 너무 좋아합니다. 웅장한 몸집도 거침없는 움직임도 카리스마 넘치는 생김새도 멋져 보입니다. 그래서 현이는 공룡이 되고 싶습니다. 어설픈 흉내로 그치는 게 아니라 몸도 마음도 영혼까지도 닮은 진정한 공룡이 되려고 하죠. 하지만 엄마의 입장은 다릅니다. 공공장소에서 소리를 지르고 주위 사람이 위험할 정도로 팔다리를 휘두르고 층간소음 따위 아랑곳하지 않으며 쿵쿵거리는 아이를 잡아 세웁니다. 공룡을 좋아한다면 공룡의 장점만 골라 배워서 훌륭한 사람이 되자고 설득하죠. 지구상에서 사라진 지 오래이지만 공룡은 늘 환상을 꿈꾸는 아이들의 마음속에서 포효합니다. 자칫 아이들이 공룡처럼 현실에 발붙이지 못하고 뒤처질까 봐 어른들은 책임감과 의무감에 시달립니다. 사랑의 크기만큼이나 서로 다른 엄마와 아이. 올바르고 착한 아이의 굴레를 씌우고 싶은 엄마와 공룡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