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히도, 아이 낳기 좋은 시기는 없다.”
10년의 대단위 연구과제가 도출한 하나의 결론
대학원생부터 교수까지 여성 연구자가 처한 현실을 방대한 데이터로 규명하고, 나아가 구조적 차별을 제거하기 위한 해법을 제안하는 저작이 《아이는 얼마나 중요한가》(원제: DO BABIES MATTER?이다. 미국 전국 단위에서 격년마다 시행되는 박사학위 소지자 조사(Survey of Doctorate Recipients, SDR와 캘리포니아대학교 9개 캠퍼스에서 실시한 설문조사를, 10여 년에 걸쳐 치밀하게 분석하여 반박 불가한 결과를 도출해낸 연구과제가 이 책의 근간이다. 저자들은 학계 성평등을 측정하는 척도로 첫째, 학계에서 여성이 대표되는 방식(양적 성평등과 둘째, 교수가 된 여성들이 꾸린 가족의 특성(질적 성평등을 꼽는다. 그리고 두 척도 모두에서 성별 간 심각한 불균형을 발견한다. 우선, 과거보다 더 많은 여성이 대학원에 진학하고 박사학위를 받지만 교수로 채용되는 여성의 수는 이를 반영하지 못한다. 못지않게 중요한 사실은, 교수가 된 여성은 ‘남성 동료들처럼 결혼하거나 자녀가 있을 가능성이 훨씬 낮다’는 점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결혼과 출산으로 대표되는 ‘가족 구성’은 여성 연구자의 커리어를 가로막는다. 특히, 어린 자녀(0~5세의 존재는 이공계 여성 연구자의 커리어 향방에 결정적이고 장기적인 영향을 미친다.
왜 부성이 아닌 ‘모성’만이
젊은 연구자의 앞날을 가로막는 표식으로 여겨지는가
가족 구성에 관한 고민은 대학원 시기부터 시작된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박사 과정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53쪽는, 아이를 낳지 않거나 가질 계획이 불분명한 이유로 ‘지도교수나 동료가 자신의 연구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을까 봐’를 선택한 여성이 남성에 비해 2~3배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국의 현실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2019년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와 사단법인변화를꿈꾸는과학기술인네트워크(ESC에서 발표한 <임신부 연구자 실험환경 설문조사>에 따르면,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