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의 모습으로 완성되는 생의 이야기들이 있다”
-옮긴이들의 말
좋은 그림을 그리는 이는 좋은 이야기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각자의 느낌대로 자연을 사랑하고, 몸을 돌보고, 좋아하는 일에 시간을 쏟고, 중요하게 여기는 일을 씩씩하게 해나가는 곰 할아버지들. 정반대의 캐릭터들처럼 보이지만 곰곰bear bear이 생각해보니 별로 다르지 않다. 간단한 대사 몇 마디로 모든 내용을 유추할 수 있는 막장 드라마의 애청자로서, 나도 모르게 곰 할아버지와 나를 동일시하게 되었다. 내 장래희망 같은 그림책.?―옮긴이 정원정??
4월이면 지천에 작고 흰 별 모양의 꽃들이 핀다. 이름도 별꽃인 이 식물은 석죽과 별꽃속의 두해살이풀로, 길가에든 풀숲에든 저 홀로 피어나 잘도 자란다. 가꾸는 이 없이도 어디서나 자라는 풀을 잡초라 한다. 그러니 꼬마곰이 말하는 ‘진딧물도 별꽃도 없는 나의 정원’이란 아마도 이런 뜻이겠다. 벌레도 잡초도 생길 틈 없이 온 마음을 다해 정성스레 돌보는 정원. 혹은 이런 뜻일까. 현실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상상 속의 정원.
이 특별한 정원에는 파피와 페페라는 이름의 두 세계가 혼재해 있다. 하나는 세심하고 단정한 질서의 세계다. 다른 하나는 흥과 낭만이 넘치는 감각의 세계다. 이들의 관계에 대해 독자는 알 길이 없다. 가족인지, 이웃인지, 친구인지, 혹은 연인인지. 그래서 좋다. 꼬마곰의 두 할아버지는 독자의 마음속에서 어떤 관계라도 될 수 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두 사람의 삶이 그들의 털 색깔만큼이나 다르다는 것. 그 덕분에 꼬마곰은 각각의 방식으로 풍요로운 두 세계의 토양 모두에 깊게 뿌리내린 나무로 자란다. 두 가지 색 모두를 품고서.?
정원의 모습으로 완성되는 생의 이야기들이 있다. 그곳에서는 언제나 한 아이가 자라고 있다. 생의 끝과 시작에 선 두 존재가 함께하는 순간은 찰나에 가깝다. 아이는 머잖아 정원을 잃어버릴 것이다. 그러고 나면 진딧물도 별꽃도 없는 낙원 하나를 마음에 품게 될 것이다. 그러다 언젠가 낙원 또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