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각본집, 영화 이상을 전하다
『동주』는 영화 《동주》의 오리지널 각본집이다. 오리지널 각본은 연출, 편집 등을 거친 다음 대중에 선보이는 버전(극장용과는 차이가 있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감독보다는 작가의 눈으로 인물과 사건을 바라볼 수 있다. 영화는 감독이 시나리오를 쓰거나 작업에 깊이 관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 영화는 각본가와 감독이 다르다. 신연식 작가는 영화감독으로도 활동하지만 《동주》에서는 각본과 제작을 맡았다. 언제나 문학적 사유와 시대의 고민을 담은 영화를 선보이는 작가의 정수가 이 영화에서 특히 빛을 발한다.
영화에서 동주는 자신의 노트 가득 시를 쓰고 또 쓴다. 또 영문본이라도 시집을 출간하고 싶어 했다. 이 바람은 그의 생전에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책에 수록된 작가 인터뷰에서 저자는 자신도 10대 시절 앞으로 만들고 싶은 영화 내용을 노트 가득 적었고, 동시에 윤동주처럼 살아생전 한 편의 영화도 세상에 내놓을 수 없을지 모른다는 공포에 시달렸다고 고백한다. 각본집은 작가가 글로만 그려 낸 영화를 만나는 통로인 동시에 글이 가진 매력을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다. 특히 『동주』는 문학만이 가능한, 정서를 환기시키고 벅차게 만드는 기능을 충실히 수행한다.
영화를 사랑하고 추억하는 방법
『동주』에는 영화 시나리오와 오리지널 각본뿐 아니라 다양한 읽을거리와 볼거리가 있다. 윤동주와 송몽규 역을 맡은 배우 강하늘과 박정민의 추천의 글을 시작으로, 시인 오은이 쓴 에세이(‘언제고 돋아나는 윤동주라는 새싹’, 영화 스틸 컷, 윤동주?송몽규 연보, 영화에 나온 윤동주의 시들, 작가 인터뷰를 실었다. 《동주》는 2016년 17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37회 청룡영화상, 36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25회 부일영화상의 각본상을 수상했을 만큼 각본의 우수성은 널리 인정받았다. 대중에게도 윤동주의 재발견, 송몽규의 발견이라는 뜨거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