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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무무의 선물 - 고래뱃속 창작그림책 42 (양장
저자 천송이 만그루
출판사 고래뱃속(아지북스
출판일 2022-08-15
정가 14,000원
ISBN 9791190747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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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너가 되고,
네가 내가 되어 보는 기적

우리는 나와 닮은 사람을 좋아하게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좋아하는 사람을 스스로 닮아 가기도 합니다. 좋아하는 마음에는 상대가 궁금하고, 더 알고 싶고, 더 나아가 내게 없는 그 사람의 어떤 모습들을 데려와 내 안에 물감처럼 톡, 번지게 만드는 마법이 깃들어 있거든요. 어쩌면 무무가 당당이에게 주고 싶었던 선물은, 그런 마법이 무무에게도 일어났음을 알려 주는 것이 아니었을까요? 누군가를,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우리가 태어나면서부터 숙명적으로 갇혀 있는 ‘나’의 몸과 마음 바깥으로 뻗어 나갈 기회를 줍니다. 우리는 바로 그런 기회를 통해, 그동안 알지 못했던 알쏭달쏭한 타인의 세계를 제 안으로 품어 내며 더 많은 것들을 이해하게 되지요. 그리고 서로가 서로에게 그런 존재가 되어 주었음을 아는 일은, 어쩌면 우리가 이 생에서 맛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기적 중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서로에게 물들어 가는 길에
실패는 있어도 포기는 없어

하지만 좋아함으로 닮아가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겁니다. 무무에게 그랬듯이요. 무무는 당당이처럼 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시도해 봅니다. 길을 가다 만난 진흙탕이 꼭 당당이처럼 예쁜 주홍빛이어서, 무무는 그 안에 풍덩 빠져들어 이리저리 굴러 봅니다. 하지만 온몸에 입힌 진흙은 비 한 번에 모두 씻겨 내려가 버리고 말지요. 실망한 무무는 또 다른 방법을 생각해 냅니다. 태양에 피부를 그을리기 위해 뜨거운 햇볕 아래서 시간을 보내는 겁니다. 하지만 예쁜 주홍빛이 되긴커녕 따가운 붉은 반점들만 잔뜩 생기고 말았습니다. 나는 무고, 너는 당근인데, 무가 당근이 되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지요. 어쩌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럼에도 무무는 포기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안팎으로 다양한 노력들을 하게 됩니다. 스스로 알면서 하는 노력도 있고 나도 모르는 새 하게 되는 노력들도 있지만, 상대가 나와 더 가까운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