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의 신학과 역사』는 수십 년에 걸쳐 요한복음 연구에 매진해온 외르크 프라이 교수가 예일 신학대학교에서 <셰이퍼 강의 시리즈>로 강연한 내용을 수정·확대한 책으로서 요한복음에 대한 그의 광대한 지식과 심오한 통찰이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세계적인 요한복음 전문가의 연구서가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된다는 점은 독자들에게는 정말로 크나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요한복음은 마치 어린아이도 발장구치고 코끼리도 수영할 수 있는 넓은 바다와도 같다고 한다. 네 권의 복음서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요한복음에서 묘사하는 예수가 공관복음에 등장하는 예수와 사뭇 다르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발견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같은 역사적 예수의 이야기를 소개하면서도 왜 이토록 서로 다른 것일까? 이 문제와 관련하여 일부 학자들은 요한복음의 역사적 전승의 정확성을 부각하면서 공관복음의 예수와 요한복음의 예수를 긴밀하게 연결하여 사복음서의 역사성을 변증하려고 노력한다. 한편 루이스 마틴 같은 학자는 요한복음은 단순히 역사적 예수의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1세기 말 요한 공동체의 신학과 정황이 반영된--지상의 예수 시대에 일어난 사건과 요한 공동체의 정황에서 일어난 사건을 동시에 서술하는--2단계 드라마라고 주장한다. 프라이 교수는 전자의 “역사화 접근법”은 요한복음 저자의 독특한 신학적 관점을 간과하는 오류를 범한다고 비판하고, 마틴의 “2단계 드라마” 가설은 요한복음 자료 및 편집 과정과 요한 공동체의 역사적 재구성에 대한 학문적 난제를 고려하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평가한다. 따라서 저자는 역사적 전승과 그 전승의 가치에 의문을 제기하고 요한복음 저자가 어떻게 자신에게 주어진 자료를 수용하고 재구성하며 재해석했는지를 보여줌으로써 요한복음을 요한복음답게 읽는 방법을 탁월하게 제시한다. 저자는 요한복음에 담긴 역사적 전승도 중요하지만, 요한복음을 올바르게 해석하는 데는 요한복음의 신학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요한 신학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배후에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