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입체적 텍스트
시와 영화
관음증의 구조
시선
감독과 영화
영화배우와 현전: 스타란 무엇인가
시학과 서사학
영화의 해석
미학과 유령
B
가족을 가져야만 살 수 있는가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
가족의 회복, 혹은 픽처로서의 영화 ―〈마부〉
감각의 공유, 시뮬라크르의 즐거움 ―〈블러드 심플〉
같은 세상에 있다고 느낄 때 ―〈그녀〉
개실화한 현대인의 고독과 사랑 ―〈접속〉
검무, 빛과 어둠의 대결 ―〈형사: Duelist〉
결정적 장면의 반복 ―〈캐롤〉
계급적 환상과 동화 사이 ―〈블라인드〉
고해(告解, 망설임, 혹은 정화의 불 ―〈잔 다르크〉
광기의 역사, 혹은 진실과 마주하기 ―〈셔터 아일랜드〉
근대의 추격을 피해 ―〈드라큘라〉
나를 찾아 주세요 ―〈꿈의 제인〉
나체로서의 자기 찾기 ―〈5시부터 7시까지의 클레오〉
남성 사회의 일원이 되기 위한 통과제의 ―〈양들의 침묵〉
내안의 푸른 아이 ―〈문라이트〉
냉전 시대의 느와르 ―〈픽업 온 사우스 스트리트〉
노래하는 망령 ―〈우게쓰 이야기〉
뉴욕, 틀에 박히지 않는다는 것 ―〈레이니 데이 인뉴욕〉
당신은 자기 자신은 모르는군요 ―〈두더지〉
동일본대지진 이후, 현실과 허구의 싸움 ―〈신 고질라〉
무력한 자의 싸움과 일상의 발견 ―〈3월의 라이온〉
미국적 가치의 탕진, 인의 없는 세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미명(未明의 배웅과 흑백의 꿈 ―〈라우더 댄 밤즈〉
미친 여자 만들기 ―〈곡성〉
민속학적 상상력, 존재의 전환 ―〈양의 나무〉
부패가 지배하는 순수한 세계 ―〈슬리퍼스〉
빈사의 새와 모성에 대한 그리움 ―〈아비정전〉
사각의 연출, 불안한 미래 ―〈고령가 소년 살인사건〉
사랑은 어떻게 불멸이 되는가 ―〈라스트 콘서트〉
사랑의 빛, 혹은 영화의 마법 ―〈이터널 선샤인〉
상승의 페이소스, 하강의 춤 ―〈조커〉
상실을 통해 이상화된 장소 ―〈길소뜸〉
세계의 끝과 새로운 시작 ―〈Happy Together
시인 장이지의 영화 읽기
-양의성의 예술 ‘영화’를 더 풍부하게 향유하는 방법
시인 장이지의 영화 비평집 『극장전 : 시뮬라크르의 즐거움』이 도서출판 걷는사람의 첫 번째 인문학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장이지 시인은 2007년 첫 시집 『안국동울음상점』을 시작으로 총 다섯 권의 시집과 『환대의 공간』 『콘텐츠의 사회학』 등의 연구비평서를 펴내며 한국문학의 장(場을 넓혀 왔다. 평소 우주적인 상상력을 바탕으로 음악, 영화, 미술, 만화 등 다양한 문화예술 장르에 대한 탐닉을 시에 반영해 왔던 장이지는,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영화를 탐구하며 영화가 가진 양의성을 살펴봄으로써 영화를 더 풍부하게 향유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장이지는 영화가 가진 무한한 매력을 ‘시뮬라크르의 즐거움’이라는 한마디로 정의한다. 그에 의하면 “영화는 실재가 아니다. 그것은 시뮬라크르이다. 포스트모던의 시대에서 우리는 시뮬라크르의 인공자연에 둘러싸여 있다. 그것은 ‘리얼’을 위협하며 ‘리얼’이 무엇인지 묻는다.”(338쪽
일찍이 철학자 보드리야르는 가상현실이 지배하는 사회를 ‘시뮬라크르의 사회’라고 명명했다. 시뮬라크르(simulacre는 가상, 거짓 그림 등의 뜻을 가진 라틴어 ‘시뮬라크룸’에서 유래한 말로, 시늉, 흉내, 모의 등의 뜻을 지닌다. 즉, 원본을 모방한 복제이며, 더 나아가 복제가 아닌 원본이 된 복제이다. 원본을 복제하여 나온 가상의 이미지가, 그 원본과의 관계를 끊고 스스로 생명력을 갖춘 원본으로 만들어진 것을 ‘시뮬라크르’라고 한다. 이 시뮬라크르의 힘에 의하여 영화는 “없는 것을 있게 하는 현전(現前의 기계”가 되며, 실재보다 더 실재가 된다. 그리하여 알고도 속는 교묘한 마술처럼 관객들은 기꺼이 영화에 홀린다.
영화는 서사가 있다는 점에서 소설에 인접한 예술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영화는 소설적이기보다 시적이다. 영화는 불가능한 것을 목표로 한다. 영화는 시뮬라크르이되 인생을 지향한다. 영화는 이미지의 편집을 통해 가장 실감 나는 세계를 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