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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나는 왕이야! - 날개달린 그림책방 49 (양장
저자 김희경
출판사 여유당
출판일 2022-08-15
정가 14,000원
ISBN 978899235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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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세상의 왕이야!”
-내 세상에서 자유롭고 당당한 나

이 책의 앞표지에는 검은색 꼬리 같은 ‘무엇’의 일부와 오렌지빛으로 빛나는 화려한 깃털 같은 ‘무엇’ 사이에 제목 “나는 왕이야!”가 사선으로 놓여 있다. 여기에서부터 독자는 많은 상상을 하게 된다. ‘나’는 누구인지, 제목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는 저 검은 것과 화려한 것은 무엇이며, 둘은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어떤 이야기일지 한껏 상상해 보고 호기심에 차서 책장을 넘기면, 본문 첫 장에는 웅장한 듯 아담한 성이 나오고 역시 자신을 드러내지 않은 주인공 ‘나’가 말한다.

“나는 이 세상의 왕이야!
나는 뭐든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어!”

어느 정도인가 하면, “내가 슬프면 구름도 같이 울고, 내가 기쁘면 해님도 같이 웃”을 정도다. (이 장면에서 독자는 주인공이 화려한 것이 아닌 검은 것임을 눈치 챈다. 그러니 ‘완벽한 내 세상’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토록 거침없는 자신감과 당당함은 어디에서 연유할까.

언제든 따듯한 이불 위에서 낮잠을 자고, 맛있는 밥과 간식을 먹고, 재미난 장난감도 많아 지루할 틈도 없다는 주인공. 그런 이유로 ‘나’는 모든 게 흡족하고 완벽해 자신을 이 세상의 왕이라고 여긴다. 이는 안전하게 보호받고, 충분히 사랑받고, 언제든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세상에 이런 존재가 있다면, 지극한 사랑과 돌봄을 받는 아기 같은 존재가 아닐까.

그러나 주인공의 모습 전체를 보여 주지 않는 그림으로 인해 독자는 ‘나’가 누구인지를 상상하며 책장을 넘기게 된다. 눈치 빠른 독자라면 그림에 숨어 있는 힌트를 보며 이 자유롭고도 도도한 주인공이 누구인지 재빠르게 알 수도 있다. 작가는 독자 스스로 주인공을 추측하고 상상하며 이야기 속으로 들어오도록 이끈다. 이 책의 작은 묘미이기도 하다.

“그 녀석만 없으면 완벽한데!”
- 내 마음대로 안 되는 그 무엇과 마주치다

그렇지만 그 ‘완벽한’ 상태가 영원히 지속될 리 만무하다.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