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송보송하면서도 힘찬 새의 모양을 그리기까지
그림책 작가 이미나는 《터널의 날들》 《나의 동네》 《조용한 세계》에서 우리가 그냥 스쳐 지나갈 법한 공간과 존재를 향한 작가만의 시선, 그리고 특유의 개성과 에너지 넘치는 그림을 보여주었습니다. 《백두산 이야기》의 류재수 작가는 “작가의 기백 있는 드로잉에서 건강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뛰어라 메뚜기》의 다시마 세이조 작가는 “이미나 작가의 강건한 느낌은 주목할 만하며 생동감 넘치는 표현력이 감탄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네 번째 그림책 《새의 모양》은 여전히 생명력에 충만하면서도, 새로워 보입니다. 새들의 보드랍고 반짝이는 느낌을 표현하기 위해, 기존에 손에 익은 불투명 채색 대신 수채로 맑고 투명한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림 속 목소리는 박진감 넘치는 대신 잔잔하게 속삭입니다. 하지만 조그만 알에서도 지구를 볼 수 있는 작가의 스케일은 여전합니다. 특별히 이 책은 작가가 지금껏 받은 사랑의 모양을 생각하며 만든 책입니다. 그래서인지 별들 아래 날아가는 작은 새들을 볼 때, 우리를 둘러싼 우주의 따뜻하고도 너른 울림이 느껴집니다.
작가의 말
매서운 겨울날, 이층 창가 앞 커다란 나무 속에서 웅크린 참새 떼를 발견했을 때 마음이 크게 울렁였습니다. 칼바람에 솜털이 흔들리고 눈조차 뜨지 못하는 새들이 세상의 어떤 것보다 강하게 느껴졌어요. 생명의 모양은 때로 연약하고 흔들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굳센 힘을 가져서, 생의 아름다운 모양을 떠올리며 이 그림책을 만들었습니다.
- 이미나
추천사
작은 그림자 새가 파란 하늘을 날아 사랑을 만난다. 이윽고 사랑이 사랑을 낳는다. 달빛 속 붉은 모성이 하얀 알을 감싸고, 알은 태양빛으로 빛난다. 아기 새의 탄생과 성장은 가족의 탄생이며 성장이다. 부드러운 선과 자연의 빛깔로 그려진 새 가족의 서사는 시간의 신비와 우주적 세계관 속에서 아름답고 역동적으로 펼쳐진다. 이미나 작가의 《새의 모양》은 생명력 넘치는 가족의 이야기다. 새 가족이 선사하는 다채롭고 신성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