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안 아프고 살 순 없을까!
1부
후회 없는 한량이 될 거야
어디든 가자
아무도 모르는 곳
상견례
쉬운 게 어렵다
첫날밤
108배
네 분수를 알라
생긴 대로 살아
무계획 상팔자
분유와 키의 상관관계
유유자적
자발적 고립
후원은 공양 때만 드나든다
참기 힘든 습관
정오 무렵
복도 많지
커피 매직
무모한 도전
세상 이치
그림의 떡
공짜 와이파이를 찾아라!
화무십일홍
고3 엄마
별자리 명당
소화불량의 근원
2부
담장 너머는 남의 일
템플스테이의 맛
운동하세요!
얌체
먹을 복은 타고난다
내키는 대로 걷자
거짓말
고양이 샤워
새벽 예불
숲세권
내 몸과 대화하는 법
우리들의 행복한 수다
길상암
전용 피시방
특식 라면
위로
마음 창고
보스 없는 저녁
공안
억울해요
미니멀리스트가 되다
씻는 것도 실례
진신사리가 뭐길래
추억 소환
친구 할래?
공부가 잘 되는 이유
3부
누구나 자기 방식대로 사는 노하우가 있다
부지런한 노년은 그만
감사합니다
눈이 왔다
사양합니다
스타일
오지랖
비움의 시작
처신
욕심
차라리 돈을 주세요
오늘의 스승님
잔소리 여왕
불구경
고양이야, 안녕!
구체적인 소원
가족도 이해 못하는 병
행복해?
안부 문자
자화상
제대로 먹는 방식
정글의 법칙
봄이 온 줄
입맛대로
4부
행복이 별건가
겨울 산행
덕분에
볕이 좋아서
분위기가 왜 이래
싱글은 억울하다
사는 건 거기서 거기
라떼는 말이야
행복이 별건가
내일의 몫
역할
설거지는 나의 몫
코골이 해법
삼선암 강정 만들기
금강산도 식후경
가시방석
마음이 달라져서
남들은 모른다
노동요는 미스터 트롯
너나 나나
집중이 필요해
밥심
하룻강아지
세상이, 삶이 견딜 만해졌다
때로는 즐길 수 있는 여유와 함께
저자가 찾은 산속에 있는 자그마한 암자, 삼선암은 오가는 사람도 많지 않고, 머무는 사람도 많지 않은 곳이었다. 그곳에는 친한 언니와 인연이 있는 주지스님과 법당 스님, 그리고 수행을 위해 잠시 머무는 선방 스님, 그리고 부엌일을 맡아 하는 공양주 보살만 있을 뿐이다. 그래서 친한 사람도 없지만 눈치 볼 사람도 없어서 마음 편히 지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생활방식이 그동안의 것과는 완전히 다른 곳에서 머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 생각 없이 한 행동 때문에 한 소리 듣게 되기도 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에 갸우뚱하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사찰도 결국에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 다 같이 모여 일을 하는 가운데 대중가요를 흥얼흥얼 따라부르기도 하고, 스님과 재가자 사이에서 농담과 서운한 소리가 오고 가기도 한다. 밥 먹는 것마저 수행 중 하나라고 하는 공양 시간에는 더 맛있게 먹는 법을 공유하기도 한다.
해야만 하는 일도, 쫓기는 일도 없는 곳에서 지내다 보니 조바심을 낼 일도 없다. ‘후회 없는 한량이 되겠다’는 마음으로 특별한 계획도 없이 찾은 곳이기 때문에 저자가 하는 일은 오로지 자고, 먹고, 싸고, 걷고, 쉬는 것. 매일 야근에, 출퇴근길의 번잡한 버스 안에서도 일을 할 정도로 분주했던 시간에 비하면 정말 모든 것을 내려놓고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었다.
그렇게 편안한 마음으로 있다 보니 불편했던 배앓이도 조금이나마 나아지고, 쫓기는 일이 없으니 지난날의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동안 자신을 힘들게 만들었던 건 결국 ‘내 마음’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더 잘하고 싶다는,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심 말이다. 무엇을 해도 세상은 내가 바라는 대로 바뀌지 않으니 ‘나’를 잃지 않을 수만 있다면 괜찮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주변의 상황에 휩쓸리거나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조급해하지 않고, 자신의 자리에서 제 할 일을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