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글: 인간은 어떻게 동물과 가까워졌을까
결핵을 진단하는 쥐
당뇨병을 경고하는 닥터 훈트
날개 달린 방사선 전문의이자 예술가 비둘기
미니어처 외과 의사 구더기
치료사이자 다목적 약국인 거머리
다이어트에 이용되는 조충
임신을 확인하는 개구리
마취과 의사 전기가오리
가사 도우미가 된 꼬리감는원숭이
지느러미가 달린 기적의 치료사 돌고래?
정력에 좋은 벌레, 가뢰
만병통치약 동충하초
발 관리사 닥터 피시
천연 환각제 콜로라도두꺼비
마약 운반책이 된 동물들
트러플 탐지돈보다는 트러플 탐지견
뷔르히비츠 진드기 치즈
말코손바닥사슴 치즈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를 만드는 사향고양이
세계 기아의 해결사, 병사 파리
립스틱 속의 연지벌레
황제의 색을 만드는 자주색 뿔고둥
바다의 금실 잣는 아가씨, 대왕키조개
황금 케이프를 만든 마다가스카르 실크 거미
종이, 얼음, 향수의 탄생에 얽힌 똥
화폐가 된 조개와 깃털
몸을 닦는 해면
바다의 어획 도우미들
사냥을 함께하는 페럿
사냥을 함께하는 매
제국을 수호하는 까마귀
라이카, 햄, 한 무리의 곰벌레
고대의 탱크 전투 코끼리
동물 첩보 요원들의 실패, 불운, 실수담
지뢰를 찾아 인도주의 미션을 수행하는 쥐
드론 저격수 독수리
크렘린의 까마귀 경찰
코코넛 따기를 가르치는 원숭이 학교
양을 치는 당나귀
공항에서 근무하는 벌들
오리를 빌려드립니다
고고학자가 된 개
살인사건의 진상을 밝히는 법의학자 동물들
일기예보를 하는 개구리
동물이 정말로 지진을 예측할 수 있을까?
더 빨리 달리기 위해 로봇을 태우는 낙타
뱀 마술사에게 홀린 독사
날개 달린 검투사 귀뚜라미
여러 재주를 선보이는 작은 예술가 벼룩
참고 문헌
시대에 따라 바뀌어온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다
인간과 동물이 맺는 관계는 시대와 사회에 따라 변한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어떤 일자리는 사라지기도 하지만,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기도 한다. 매사냥은 동아시아부터 유럽까지 전 세계에 널리 퍼졌던, 수천 년 동안 이어진 전통이다. 그러나 총기와 탐색 기술이 발달한 오늘날 인간은 더 이상 사냥에 매를 투입하지 않는다. 이제 대부분의 지역에서 매사냥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전통이 되었다. 그러나 아랍에서는 사냥매가 여전히 부의 상징으로 자리 잡고 있어 호화스러운 매 전문 병원이 생겼으며, 정찰 드론을 제거하기 위해 독수리들을 훈련하기 시작한 나라도 있다. 이 책에는 한때 있었지만 사라진 일, 지금도 있는 일, 새롭게 생겨난 일이 모두 담겨 있다.
이 책에 실린 일하는 동물들의 이야기는 신기하고 흥미롭지만 때때로 불편하다. 이제 많은 ‘동물의 직업’은 동물의 자유와 생존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비판받는다. 옛날에는 당연하게 여겨졌던 일이 사회적 인식이 변하고 환경 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비판의 대상이 된 것이다. 정원의 해충을 잡기 위한 오리 대여 서비스는 오리의 습성을 무시하며 진행되고, 어떤 동물은 마약 운반 같은 불법적인 일에 강제로 동원된다. 붉은색 천연 염료를 얻기 위해서는 수백만 마리의 연지벌레를 죽여야 하고, 스펀지로 쓰인 몇몇 종의 해면은 무분별한 남획으로 멸종 위기에 처했다.
동물을 이용하는 산업을 둘러싸고 이익 집단과 동물 보호 단체의 의견이 충돌하기도 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이런 문제들을 깊게 파고들지는 않지만 외면하지도 않는다. “앞으로 우리가 살펴볼 주제에는 부분적으로 복잡한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지만 이런 문제들까지 완벽하게 다룰 수 없음을 이해해주길 바란다.”라고 양해를 구하면서도 동물의 활동이 어떤 지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는지 짚으며 판단을 독자의 몫으로 남겨둔다. 이 책에 실린 수많은 동물들의 이야기는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