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말
제1장 제국주의와 함께 온 콜레라, 콜레라가 만든 근대 도시
1. 인도 갠지스강 유역의 풍토병, 콜레라
2. 콜레라, 대영제국의 군대와 상선을 따라 세계를 휩쓸다
3. 콜레라가 만든 근대 도시
제2장 장티푸스보다 빠르게 번지는 혐오
1. 전근대적 질병, 장티푸스
2. 아일랜드 대기근과 떠나는 사람들
3. 환영받지 못한 사람들
4. 장티푸스 유행, 편견에서 공포로
제3장 코로나바이러스에서 오리엔탈리즘을 읽다
1. 2020년을 강타한 코로나바이러스
2. 서양의 경멸적 시선과 위축된 동양
3. 코로나바이러스 공포로 다시 고개 든 오리엔탈리즘
제4장 공포만큼 크지 않았던 혐오, 스페인독감
1. 세균보다 작은 바이러스
2. 가장 짧은 기간에 가장 많은 사람을 죽인 전염병
3. 미국이 스페인독감의 온상일 리 없어
제5장 전 지구적 질병에서 열대 풍토병으로 변한 말라리아
1. 열대의 풍토병으로 변해 버린 말라리아
2. 온탕과 냉탕을 오간 국제 사회의 말라리아 근절 노력
3. 말라리아는 퇴치될 수 있는가?
제6장 구소련과 함께 붕괴된 결핵 방어선
1. 결핵, 아름다운 질병에서 가난뱅이 질병으로
2. 인류와 결핵의 싸움
3. 구소련 붕괴와 더 강력하게 돌아온 결핵
제7장 에볼라 비상 버튼을 누른 세계
1. 죽음의 전령, 에볼라바이러스
2. 나쁜 정치를 파고든 에볼라바이러스
3. 에볼라 공포에 사로잡힌 세계
제8장 에이즈와 치료받을 권리
1. 에이즈에 들러붙은 편견
2. 빅 파마와 지식재산권
3. 에이즈를 둘러싼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
제9장 코로나19, 실패한 시장 그리고 소환된 국가
1. 코로나19 앞에서 맥없이 무너진 선진국의 영광
2. 국가의 의료서비스 공백을 덮친 팬데믹
3. 코로나가 소환한 국가
참고 문헌
주
전염병은 왜 계속 새롭게 발생할까?
과학과 기술이 발달해도 왜 쉽게 종식되지 않을까?
끝나지 않는 전염병 시대, 지리적 분석으로 해답을 제시하다
콜레라, 장티푸스, 결핵, 말라리아, 에볼라바이러스, 에이즈, 코로나바이러스……. 어느 시대에나 어느 지역에서나 전염병은 예측 불허한 순간에 세계를 습격한 후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코로나19는 이제 4~6개월 주기로 변이와 재유행을 반복하며 우리의 삶에 깊이 개입하게 되었다. 상하수도 시설과 쓰레기 처리 시설이 미비하던 시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지구 문명이 고도화되어가는데도 새로운 전염병은 왜 계속 나타나는 걸까? 과학과 기술이 이렇게나 빠르게 발달하는데도 병의 종식은 왜 예전과 다름없이 어려운 걸까? 우리는 언제쯤 전염병이 뒤흔드는 삶을 회복할 진전의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전염병의 원인은 개인 또는 특정 집단의 문제로 여겨졌다. 코로나바이러스가 발견되었을 때도 발생 지역의 식문화가 가장 먼저 도마 위에 올랐다. 성적으로 문란한 이들이 에이즈에 쉽게 걸린다거나 빈곤한 지역의 위생 관념이 전염병의 온상이라는 이야기도 마찬가지였다. 이 책은 전염병이 발생하는 이유를 환경과 개인위생 문제에서, 해결 방법을 과학과 기술에 기대어 찾아온 지금까지의 관점으로는 늘 뒷북을 칠 수밖에 없다고 말하며 전염병을 제대로 이해하고 극복하기 위해 기존의 방식을 뛰어넘는 새로운 해답을 제시한다. 개개인의 삶을 가로지르는 지리적 연결망과 건강 불평등 지도에 주목하는 것이 그 핵심이다.
“모두가 안전하기 전까지는 아무도 안전할 수 없다”
세계 보건의 핵심 키워드, 건강 불평등
지리적 연결망을 중심으로 전염병을 살피면 병의 경로가 보인다. 어디에서 시작해 어디로 퍼져나가는지, 왜 지역마다 피해 규모가 달라지는지, 같은 지역에서 확산되더라도 왜 어떤 이에게는 비교적 가볍게 지나가고 다른 어떤 이에게는 치명적인지를 추적하면 “질병은 지역 내에서 행위자들 간의 권력관계가 어떻게 이뤄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