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side 보편적이면서 보편적이지 않은 디테일들
아라 9
10시, 커피와 우리의 기회 16
22시, 기적의 취객 사파리 22
아라의 소설1 28
아라의 소설2 36
치카 43
마리, 재인, 클레어 50
M 61
우리의 테라스에서, 끝나가는 세계를 향해 건배 70
즐거운 수컷의 즐거운 미술관 78
Centre 유독하고도 흡족할 거예요(시
호오好惡 110
네 사람 114
B side 잘 속지 않는 세대에 속했다는 것
마스크 121
우윤 125
스위치 138
채집 기간 148
난기류 163
일어나지 않은 인터뷰의 기록 170
아라의 우산 179
애인은 제주도 사람이다 191
현정 198
작가의 말 212
■ 아라의 더 단단한 신랄함
“계속 가다 보면 타협 다음의 답이 보일지도 모른다.”
-「아라의 소설 1」 중에서
어떤 아라는 W에서 태어나 자랐다. 어떤 아라는 소설가가 되었다. 또 어떤 아라는 연애소설을 어떻게 써야 하나 고민한다. 다른 아라는 쉽게 오해받는다. 또 다른 아라는 온전한 그의 의지대로 방을 비워간다. 이 모든 아라는 같은 아라가 아니다. 하지만 거의 모든 아라는 바로 우리다. 아라는 『아라의 소설』에서 평행우주를 여행하듯 이야기와 이야기를 넘나들며 세계의 부조리함과 부당함 대해, 폭력의 기미와 그것이 남긴 상처 대해 신랄하게 이야기하고 꾹꾹 눌러 쓴다. 같은 듯 다른 인물로 분해 짧은 소설 이곳저곳에 등장하는 아라는 곧 작가이기도 하겠으나 본질적으로 소설을 읽는 우리의 모습이다. 그리하여 ‘아라의 소설’은 곧 ‘우리의 소설’이 된다. 아라의 신랄함은 다음을 위한 신랄함이다. 아라는 우리의 삶의 쓴맛을 견디면서 삼킨다. 그저 삼키는 게 아니라 왜 이렇게 되었는지 고민한다. 무엇이 문제인지 자각한다. 당장 답이 보이지 않으면 잠시 멈춰 모색하고 궁리한다. 결정을 내린 후에는 누구보다 단호하다. 작가이면서 독자이고, 공동체이면서 개인이기도 한 아라를 향한 우리의 신뢰는 작품을 읽어나갈수록 점점 더 단단해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단단해진 우리는 다음을, 내일을 살아갈 수 있다.
■ 우리의 더 멋진 친절함
“그의 책은 친절한 사람을 얼마나 많이 만들었을까?”
-「현정」 중에서
『아라의 소설』에 담긴 신랄함은 신중하고 정중하다. 어떤 신랄은 친절의 세계에 속해 있다. 이 신랄함은 매일 먹는 커피에서 커피 농장이 망쳐놓는 누군가의 세계를 상상하는 친절함과 같다. 이 친절은 밤거리를 두렵지 않게 해준다. 이국의 천문학자가 소백산 삵과 교감할 수 있게 한다. 팬데믹으로 고통받은 많은 사람을 기억하게 한다. 놀랍게도 특정한 친절은 사람이 아닌 소설로 그 방향을 잡고는 한다. 수도권에서 일어난 큰 규모의 지진으로 헌책방에 갇혀버린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