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I. 오른쪽이냐 왼쪽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1> 일상과 비일상 페르메이르와 렘브란트
<2> 어딘가 이상한 그림 키리코
칼럼1 서양의 왼쪽·동양의 오른쪽
<3> 신성과 세속 그레코와 크리벨리
<4> 귀도리초와 시간의 화살 마르티니
칼럼2 오른쪽 얼굴과 왼쪽 얼굴
II. 평면에서 깊이와 실재감을 느끼다
<5> 이상한 시공간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
칼럼3 일그러진 고흐의 방
<6> 순환하는 계단 에스허르
<7> 빗나간 초점 페르메이르
<8> 가상도시 혼조 나오키
칼럼 4 트롱프뢰유의 승패
III. 존재하지 않는 윤곽과 형태를 보다
<9> 마음의 관월회 센가이
<10> 밝은 만월 호이쓰
칼럼5 시냐크의 마흐밴드
<11> 더블이미지 달리·클로스·자쿠추
칼럼6 르동의 환상과 파레이돌리아
<12> 스크래치 야스다 켄
IV. 색과 질감의 신비에 다가서다
<13> 대성당과 드레스 모네
칼럼7 뒤피의 해방된 색채
<14> 눈부심을 그리다 라투르
<15> 투명함을 그리다 라인강 상류 지방의 화가와 클레
칼럼8 마티스의 빨간 방
V. 정지화에서 움직임과 시간을 느끼다
<16> 중첩과 흔들림 쇼베동굴에서 리히터까지
칼럼9 키스 해링의 모션라인
<17> 포토콜라주 호크니
<18> 명멸과 흔들림 바자렐리와 라일리
칼럼10 그림 속 과거·현재·미래
VI. 탁월함과 매력의 이유를 찾다
<19> ‘아무렇게나’ 그린 그림 폴록
<20> ‘좋은 관점’ 모란디
칼럼11 고린의 리듬
<21> 배반감정 이토 자쿠추와 구사마 야요이
<22> 같은 곳을 바라보다 카르파초와 하루노부
칼럼12 마네의 시선과 거울 속 공간
끝내며
옮긴이 후기
참고도서
웹 인용 출처
우리는 눈으로 색을 보는 걸까, 뇌로 보는 걸까?
예술과 과학이 만나 새로운 즐거움을 만들어내다!
우리는 색이나 밝기의 항상성으로 인해 장소에 따른 빛이나 밝기를 차감해 지각한다. 앞서 언급한 드레스 사진은 사람마다 빛의 차감 방식이 다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가 눈으로 보는 장면은 뇌에서 수정 작업을 거친 결과다. 따라서 우리의 뇌가 눈에 보이는 색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지 못하면 같은 색이라 하더라도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한편 인상주의 화가들은 날카로운 관찰력으로 ‘색의 항상성’이나 ‘밝기의 항상성’을 초월한 작품을 제작했다. 대표적인 화가와 작품으로 클로드 모네의 ‘루앙대성당’ 연작을 들 수 있다. 1892년부터 4년 동안 루앙대성당의 파사드를 그리는 데 몰두한 모네는 33점의 대성당 작품을 통해 날씨나 시간, 빛과 그림자에 관계없이 다양한 색의 파사드를 그렸다. 본디 인간의 눈은 조명이나 그림자를 배제하고 대상의 원래 색과 밝기를 볼 수 있도록 만들어졌음에도 모네는 이와 같은 ‘색의 항상성’을 무시하고 눈에 보이는 그대로의 색을 화폭에 옮긴 것이다. 이에 신경생리학자 세미르 제키는 이렇게 말했다. “모네는 뇌로 그림을 그렸다. 얼마나 대단한 뇌인가!”
이처럼 책에는 인상주의 작품을 시작으로 동서양의 명화를 넘나들며 그림에 숨겨진 시각효과를 언급하면서 화가가 발견한 비밀을 공유한다. 화가가 남긴 그림은 시각연구자의 논문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발견의 기록이고, 새로운 발견을 위한 실험의 결과인 셈이다.
시각의 비밀에 한걸음 더 다가가다
책은 총 6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에서는 서양에서 인식하는 왼쪽과 오른쪽의 의미(신성과 세속, 시간의 진행 방향 등를 살피면서 화가가 화면을 구성할 때의 시선의 방향에 따른 의도와 그 속에 담긴 비밀을 한꺼풀 벗기면서, 동시에 동양에서는 왼쪽과 오른쪽을 어떻게 인식하는지 그 문화적 차이를 알아본다. 또 남녀를 판단하기 어려운 실루엣의 경우 남자로 판단하는 경향이 강하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