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_ 파타피직스 세계의 기계 × 인간
1 독신자기계의 탄생
마르셀 뒤샹과 레디메이드
마르셀 뒤샹과 에로즈 셀라비
신부와 독신남들: 마르셸 뒤샹의 〈그녀의 독신자들에 의해 발가벗겨진 신부, 조차도〉(1915~1923
2 문학 × 독신자기계
해부대 위에서 만난 재봉틀과 우산: 로트레아몽의 《말도로르의 노래》(1869
처형기계와 사형수: 프란츠 카프카의 《유형지에서》(1919
방 안에 갇힌 벌레인간: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1916
피뢰침 침대와 탈것 위의 조각상: 레이몽 루셀의 《아프리카의 인상》(1909
달구가 이빨로 만든 모자이크: 레이몽 루셀의 《로쿠스 솔루스》(1914
다이아몬드 수조: 레이몽 루셀의 《로쿠스 솔루스》(1914
만 마일 경주와 사랑을 주입하는 전기의자: 알프레드 자리의 《초남성》(1902
그림 그리는 기계: 알프레드 자리의 《파타피지크 학자 포스트롤 박사의 행적과 사상》(1911
3 미술 × 기계인간
하랄트 제만의 《독신자기계》전展(1975
아방가르드 예술의 기계 × 인간
기계-예술가의 탄생
AI예술이 던지는 질문
에필로그 _ 얼굴 없는 시대의 미학
소멸하는 얼굴의 표현
인간의 얼굴에서 사물의 얼굴로
◆ 그림목록
◆ 참고문헌
◆ 미주
콜레주 드 파타피직스
후안 미로, 마르셀 뒤샹, 만 레이, 막스 에른스트, 장 뒤뷔페, 외젠 이오네스코, 보리스 비앙, 움베르토 에코, 장 보드리야르 … 이 예술가, 문학가, 철학자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바로 콜레주 드 파타피직스라는 일종의 학회에 함께하고 이를 지지한 인물들이라는 점이다. 이 “학술적이면서 쓸모없는 연구에 전념하는 단체”와 그 구성원(파타피지션들은 예측에서 벗어나는 일탈적인 것, 선과 악의 공존 같은 대립성, 예상치 못한 사물의 결합 등 예외적이고 비정상적인 것들의 가치를 진지하면서도 자유롭게 탐구했다. 20세기 초 유럽의 지성계와 문화예술계는 이 황당한 파타피직스에 열광했고, 그 영향이 20세기의 문학과 미술, 음악, 건축 등 문화 전반에 남아 있다.
출산과 생식에 매이지 않는 에로티시즘?
이 책은 파타피직스에 빠져든 이들이 보여 준 기계와 인간의 다양한 표현 중에서도 ‘독신자 기계’라는 테마에 집중한다. 마르셀 뒤샹과 레이몽 루셀의 사례가 보여 주듯, 20세기 초중반 문학과 예술에는 남녀 간의 관계, 역사의 기능, 인간과 그 인간을 심판하는 존재 간의 관계를 단순한 기계 메커니즘으로 표현한 예가 다수 등장한다. 뒤샹의 작품 〈그녀의 독신자들에 의해 발가벗겨진 신부, 조차도〉에서 비롯된 ‘독신자기계’ 개념은 이후 수많은 문학가와 예술가들의 작품에서 되풀이된다. 외형상 다양한 모습으로 변주되는 이 독신자기계는 출산이나 생식에 얽매이지 않는 에로티시즘이라는 흥미로운 영역을 펼쳐 보인다. 이 독신자기계들의 면면을 살펴보는 것은 오늘날 남/여, 인간/기계/동물의 경계가 사라지는 포스트휴먼이라 불리는 우리 시대의 존재 양상에도 함의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