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 섬 씨오쟁이를 꿈꾸다
전라남도 진도
1 육지를 닮고 싶다 | 진도 본섬, 진도읍
2 당신들이 있어 행복합니다 | 진도 소리여행
3 물은 생명이다 | 진도읍 저도
4 죽기 전에 하는 상여굿 | 지산면 소포리
5 섬마을, 멸치공장이 되다 | 지산면 장도, 불도
6 고산선생님 덕분에 먹고 살제 | 임회면 굴포만
7 영등할미, 초가집을 슬레이트로 바꾸다 | 회동 마을 신비의 바닷길
8 가을 꽃게, 서망항이다 | 임회면 남동리 서망항
9 ‘돈섬’의 영화는 어디로 갔나 | 의신면 금호도
10 신비의 바닷길, 뭉게구름이 걸렸다 | 의신면 모도
11 섬 주민은 없고 외국인만 남았네| 의신면 상구자도와 하구자도
12 작은 섬, 진도를 살린다 | 의신면 접도
13 톳으로 먹고 사는 섬 | 조도면 혈도, 송도
14 그는 왜 섬지기가 되었을까 | 조도면 주지도
15 감옥살이가 싫어서 섬에 산다 | 조도면 양덕도
16 작은 섬살이 | 조도면 광대도
17 섬 이 품은 큰 뜻, 인간이 알까| 조도면 가사도
18 ‘섬놈’으로 태어난 게 죄지 | 조도면 성남도, 소성남도
19 누가 진짜 섬사람일까 | 조도면 내병도, 외병도
20 숭어, 빨래 줄에 걸리다 | 조도면 옥도
21 섬 을 떠난 사람들, 고향에 들다| 조도 눌옥도
22 저 섬에도 사람이 살아요 | 조도면 진목도, 갈목도
23 거 친 파도와 바람에 기대어 산다| 조도
24 갱번은 논입니다 | 조도면 독거도, 탄항도, 혈도
25 상괭이, 멸치 어장을 배회하다 | 조도면 슬도 포구
26 작은 멸치, 섬을 살리다 | 조도면 죽항도
27 아 이들 교육을 위해 미역밭을 샀다| 조도면 청등도
28 닻배소리는 파도소리에 묻히고 | 조도면 나배도
29 전화받으세요 | 조도면 관사도
30 이장 봉급으로 준 갯바위 | 조도면 소마도
31 집 도 사람 냄새를 맡아야 한다| 조도면 모도
32 섬은 쑥밭, 바다는 톳밭 | 조도면 대마도
33 바다는 평등한 삶을 원한다 | 조도면 관매도
아름다운 그곳이 치열한 삶의 현장이다
“섬놈으로 태어난 게 죄지.” 섬에서 저자가 종종 듣는다는 이 말은 섬사람들의 억센 숙명을 대변하는 넋두리일 것이다. 어디 배불리 먹을 쌀만 부족했겠는가. 먹을 물이 부족해 섬사람들은 물을 찾아 섬을 떠나기도 했다. 물론 항상 외로웠던 건 아니다. 멸치가 어망 가득히 걸리는 날은 섬 전체가 불야성을 이루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지금은 유인도이기는 한데 멸치철이 아니면 사람이 없다. 삶의 흔적은 고스란히 남아 있으나 인기척이 느껴지지 않는 곳, 그것이 우리의 섬들이다. 섬의 숙명을 떨쳐버리기 위해 아이들을 육지로 유학 보내고 부모는 이리저리 애를 태운다. 바다가 있어 삶을 영위하지만 바다 때문에 숙명을 거부하고 싶은 것이 섬사람들의 삶이다. 그렇기에 섣불리 과학기술만으로 섬살이를 이야기해서도 안 되고 어쭙잖은 지식으로 바다를, 섬을 안다고 나서면 안 된다.
아직도 고산 윤선도의 은덕을 기리기 위해 정성껏 제사를 올리는 임회면 굴포리, 신비의 바닷길이 열리는 회동마을과 모도, 옛날에는 조기잡이로 부자섬이라는 소리깨나 들었던 금호도, 멸치잡이가 성한 의신면 접도, 손가락섬이라는 이름이 잘 어울리는 주지도, 남쪽을 찾던 새들이 잠시 쉬는 모양이라 ‘새섬’이라고 불린 조도 등 모두 비슷한 섬살이로 보이지만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특별한 이야기가, 가슴 찡한 사연을 간직한 섬들이다. 그곳이 아름다워서도 찾아가야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있고 삶의 치열함이 있기 때문이다.
울돌목의 거친 물소리가 진도 남도소리와 어우러지다
섬이지만 갯내음이 없는 진도는 금골산, 첨찰산, 여귀산, 백야산, 지력산 등 크고 작은 산이 바다로 내려뻗으며 산과 언덕을 이루고 있는 곳이다. 그곳에서 밭을 일구고 갯벌을 메워 쌀농사를 지으며 살아왔다. 작은 섬과 어촌에 잡리잡은 갯사람들은 미역농사를 짓고 톳을 뜯으며 물고기도 잡았지만 진도에는 밭농사, 쌀농사가 많았다. 섬이 크기도 하지만 간척을 많이 했기 때문이다. 금호도, 모도, 주지도, 청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