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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마을을 불살라 백치가 되어라 (백 년 전 여성 아나키스트의 삶과 죽음
저자 구리하라 야스시
출판사 논형
출판일 2019-09-30
정가 16,000원
ISBN 978896357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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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음탕한 년! 그 음탕한 년! I 노에의 저주다! I 이제 젠더는 없다, 섹스만 있을 뿐

1장 가난 따위 아랑곳없이 제멋대로 살아라!

아버지는 일하지 않는다 I 나는 책 읽기를 좋아한다 I 나는 절대로 머리를 숙이지 않겠다 I 오늘부터 나는 도쿄 사람이 된다

2장 야반도주의 철학

서양 거지가 나타났다 I 노에, 해적이 되다 I 오로지 섹스만 I 누가 좀 도와주세요, 도와주세요 I 연애는 불순하지 않다, 불순한 건 결혼이다 I 궁극의 야반도주

3장 남의 섹스를 비웃지 마라

청탑사 마당에 똥을 뿌리다 I 레드 엠마 I 노에의 요리는 맛없고 지저분하다? I 힘을 다해 죽을 각오로 닥치는 대로 써라 I (1 정조논쟁 (2 낙태논쟁 I (3 폐창논쟁 I 오스기 사카에, 노에에게 홀리다 I 급전직하, 나도 내 마음을 모르겠다고! I 약속 따위 못 지켜, 결혼도 자유연애도 내 알 바 아니야 I 돈이 없으면 달라고 하면 돼, 포기하지 마! I 귀신 이야기-하야마히카게차야 사건 I 일어라 파도여, 바람이여, 폭풍이여

4장 하나가 되어도 하나가 될 수 없다

송이버섯을 보내줘 I 대단해, 대단해, 나는 대단해 I 가메이도에서의 새로운 생활-어서 와요, 우리 집에 I 싫은 건 싫은 거다 I 당신은 일국의 위정자이지만 나보다 약합니다 I 주부들이 진짜로 삶을 확충하고 있다 I 마코는 엄마를 까맣게 잊어버렸습니다 I 결혼제도란
노예제이다 I 하나가 되어도 하나가 될 수 없다 I 우정이란 중심이 없는 기계다-이제 인간을 그만두고 미싱이 될 때가 온 것 같다 I 가정을, 인간을 파업하겠다-이 썩어 빠진 사회에 분노의 불덩이를 내리꽂아라!

5장 무정부는 사실이다

노에, 무섭게 폭발하다 I 어차피 희망이 없다면 뭐든 내 맘대로 하겠다 I 교수대에 매달려도 좋다 I 실업노동자여 단결하라 I 무정부는 사실이다-비국민, 멋지다! 실업, 좋다! I 마을을 불살라 백치가 되어라 I 나도 일본을 떠나 오스기를 따라가겠습니다 I 국가의 개에
가정을, 인간을 파업하겠다 -이 썩어빠진 사회에 분노의 불덩이를 내리꽂아라!

노에는 전근대적 여성으로서의 삶을 강요하는 당대의 일본 사회에 첨예하게 맞섰다. 집안의 강요로 맺어진 결혼을 거부하고 자유연애를 향해 내달렸다. 하지만 새롭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자 남편을 버리고 또 다른 형태의 삶을 살아간다. 그 와중에 우먼리브 운동 논쟁의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정조논쟁, 낙태논쟁, 폐창논쟁을 벌인다. 여성들의 진정한 해방을 옭아매는 결혼과 가정이라는 울타리를 당장 깨부수고 세상 밖으로 나오라고 외친다. 이 과정에서 엄청나게 사회적인 지탄을 받지만, 그녀는 바로 실천을 통해 세상에 보여주고자 했다. 해방이라는 자유를. 하지만 그녀는 말처럼 쉽지 않은 ‘해방’에 고뇌하기도 하고, 무의식적으로 각인된 ‘여성’이라는 사회적 정체성에 번민하기도 했다.
지금 우리의 삶이, 특히 동아시아에서 사는 여성의 삶이 백 년 전의 일본 여성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껴지는 것은 지난 백 년 동안 가부장제와 자본주의라는 단단한 틀이 크게 깨지지 않았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그리고 우리의 삶은 그 때의 고민으로부터 얼마만큼 진전되지 않았다는 의미일 수 있다.
노에는 여성해방 운동가이면서 아나키스트이기도 했다. 그녀의 파트너인 아나키즘 운동의 거물 오스기 사카에와 함께 누군가의 지배가 없는 평등한 세상을 위해 행동했다. 인간을 부자유스럽게 만드는 편견, 오히려 인간성을 잃게 만드는 질서를 깨부수고자 했다.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고, 읽고 싶은 책을 읽고, 만들고 싶은 세상이 있고, 먹고 싶은 음식을 먹는 데 있어 세상의 통념과 질서가 그것을 막는다면 그녀는 세상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온몸으로 거부했다. 세상은 노에를 비난했고 친구들은 불편해 했다. 본문에도 몇 번 등장하지만 그녀는 실제로 두들겨 맞았고, 두들겨 팼다. 그것이 세상에 맞서는 노에의 방법이었다.

마을을 불살라 백치가 되어라

세상은 온갖 질서로 가득차 있다. 마을 안에서 여성이라는 이유로, 장애가 있다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