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한국영화를 이해하는 실타래: 독특성과 종별성 ·5
1장 근대의 시간 ·26
: 1950~1960년대 한국영화의 지정학
2장 비교영화연구의 질문들 ·68
: 영화 그리고 자본주의 세계체계
3장 알튀세르라는 유령들의 귀환 ·114
: 노동 다큐멘터리 영화와 종별성
4장 경험적 역사와 비역사적 중핵 사이의 긴장 ·158
: 〈괴물〉이라는 급진적 예외
5장 (트랜스내셔널 시네마에서 ‘네이션적인 것’으로 ·196
: 초국적 작가로서 박찬욱이라는 사례
6장 장르적 상상력의 실패 · 232
: 현재주의와 역사 기록의 문제
7장 포스트-정치 시대의 재난과 공포 · 258
: 한국영화의 정치적 상상력
초출 일람·301
찾아보기·303
‘비교’라는 출발점: 이론적 자원들
책 전체를 관통하는 ‘비교’는 그러한 징후적 독해를 실행할 수 있도록 하는 하나의 방법론이다. 비교란 영화와 자본주의라는 서로 다른 두 대상을 견주는 것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책에서 저자는 한 편의 영화에 부재하는 것이 다른 영화에 어떻게 현존하는지 살펴봄으로써 부재와 현존의 ‘성좌적’ 관계를 조명하는 작업, 혹은 서로 다른 영화들이 맺고 있는 비대칭적 관계를 살펴봄으로써 영화가 처한 역사적 조건들을 일별하는 것을 비교로 지칭한다. 이뿐만 아니라 비교는 “보편과 특수의 비교, 독특성과 종별성의 비교, 한 편의 영화를 구성하는 각각의 요소들의 비교, 한 편의 영화와 또 다른 영화의 비교” 등을 망라하는 포괄적인 의미로 사용된다.
같은 맥락에서 부제 ‘보편과 특수 사이의 영화들’은 영화, 좀 더 정확히 말해 한국영화를 바라보는 저자의 관점과 문제의식을 담아낸다. 그 관점이란 바로 ‘보편the universal-특수the particular’라는 대당관계 속에서 한국영화를 사유하는 방식이다. 이 대당관계는 한국영화를 새로운 각도에서 조망하기 위한 문제틀을 제시한다. 보편-특수란 기본적으로 생물학의 분류체계처럼 상위 범주와 (그에 포함되는 하위 범주 사이의 관계를 뜻하며, 흔히 상위 범주인 보편(유이 하위 범주인 특수(종을 포함한다고 상정된다. 헤겔로 대표되는 고전철학의 대주제인 ‘전체-부분’과도 맞닿아 있는 이 관계는 주디스 버틀러?에르네스토 라클라우?슬라보예 지젝과 같은 현대의 좌파 정치철학자들 사이에서 첨예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주제였다.
저자는 그러한 좌파 이론가들의 보편-특수 논쟁을 면밀히 검토하면서도(4장, 그 관계를 나름의 방식으로 재구성하며 ‘한국영화’라는 영역으로 전유하고자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하게 소환되는 철학자는 루이 알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