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세계 정원의 중심]중에서
오늘에서야 나는 퐁네프 다리를 걸어서 베르갈랑 공원을 직접 만나러 간다. 다리 옆에 숨어있는 이 기묘한 숲은 프랑스가 가장 사랑한 왕, 앙리4세를 기르는 뜻에서 베르갈랑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키웨스트, 추방된 식물들의 마지막 안식처]중에서
영겁의 시간층 속에서 우리가 머무는 순간을 깊이, 온전히 경험하는 방법은 정원을 느릿느릿, 최대한 느리게 둘러보는 것이다.
[미라케시, 오아시스에서 보내는 주말]중에서
이브 생 로랑은 생사를 초원하여 마조렐과 교감했고,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한 남자의 독특한 정원 설계 원칙을 영원히 존속시켰다. 그리고 초자연적인 소통으로 되살려낸 이 정원을 자기만의 특별한 오아시스로 완벽하게 바꾸었다.
[뉴올리언스, 주술을 거는 장미정원]중에서
재피린드루앵은 여전히 그 정원의 주술사로서 짙은 다마스크 향을 내뿜으며 벨벳 보석 상자에 대한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롱아일랜드1, 편안하고 자유로운 일본풍 정원]중에서
내가 흄스 씨의 정원을 바보짓이라고 부른 것에는 가장 큰 존경의 뜻이 담겨있다. 나는 그 정원이 보여주는 분명하고도 특이한 관점과 그것을 현실로 만든 그의 끈기와 자유로운 사고를 깊이 존경한다.
[롱아일랜드2, 시인의 과수원에 찾아온 가을]중에서
롱아일랜드의 가을은 하루하루가 아니라 시간시간마다 변한다. 가을이 가장 찬란하게 빛나는 순간에도 우리는 안다.
[에든버러, 겨울 정원에서 마주하는 진실의 순간들]중에서
겨울은 바로크 정원의 가장 훌륭한 면을 돋보이게 해준다. 그 정직한 계절은 정원을 설계한 진짜 의도를 노출시킨다.
[런던, 지나간 것들을 추억하게 하는 약용 정원]중에서
주인이 사는 3층 발코니에는 아름다운 대리석 난간이 있었고 마을이 한눈에 들어왔다. 내가 어렸을 때부터 상상해왔던 런던의 모습에 딱 들어맞는 풍경이었다.
[리우데자네이루, 한밤의 정원에서 맞은 일생의 한 번뿐인 순간]중에서
그날 이후로는 이 지구에서 자라는 풀과 꽃
세계 아홉 곳의 정원이 들려주는 인생 이야기
일러스트레이터 여행작가 비비안 스위프트의 정원 여행기
보통 여행가가 아닌 사람들에게 여행은 유명 관광지나 휴양지의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역사, 인문, 문화, 익스트림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주제를 실천하는 여행생활자들, 즉 전문 여행가들의 여행은 일반인들의 영역은 아니다. 전문 여행작가의 여행서를 찾는 이유는 그래서 일 것이다. 그들의 경험과 삶을 통하여 대리만족을 얻고 여행의 삶을 꿈꾸는 것. 하지만 여행가의 삶은 대개, 희망사항일 뿐임을 깨닫는 것이 현실이다.
삶을 관조하는 여행기를 써 온 여행작가 비비안 스위프트는 [가든 트래블]에서 여행가라는 희망사항을 실천할 수 있는 요란하지 않으면서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여행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녀는 약 30여 년 간 전 세계 40여 개 국을 떠돈 전문 여행가이며, 그림도 잘 그리고 글도 잘 쓰는 여행작가다. 그녀의 여행기가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흔한 여행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2017년 새 남편과의 신혼 여행기를 책으로 남긴 [사랑과 여행의 여덞 단계]에 이어 이번에 독자를 찾아가는 여행는 정원여행이다.
정원과 여행! 그다지 매치되는 단어의 조합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흔한 답사 여행이라면 모를까, 정원을 찾아 떠나는 여행? 과연 매력적일까 싶다. 나무든, 꽃이든, 풀이든 주구장창 식물과 연관된 것일 터이니 그다지 재미있을 것 같지 않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깊이를 알아갈 시기쯤 되면 ?그 시기는 사람마다 각양각색일 터이고- 흙을 찾고, 식물을 찾는다. 식물은 물론 꽃과 풀과, 나무다. 그것들을 동네에 들이면 공원이 되고 집에 들이면 정원이 된다.
저자 비비안이 이 책을 냈을 때 대략 50대 후반이었다. 미국에서 출판되고 이제 한국판이 나왔으니 이제 그녀의 나이는 60에 더 가까워졌다. 전세계 40여개국을 여행하며 그녀는 숱한 정원을 만났을 것이다. 이 책은 그중에서 가히 그녀에게 인생 정원이라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