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PART. 1 기울어진 그림을 부수는 존재들
‘창녀 막달라 마리아’, 베드로의 질투로 시작된 오명
흑인 하녀 로르, 바스키아의 손길로 주인공이 되다
격리되거나 미화되어왔던 장애인, 정상성이란 무엇인가
건강이라는 강박, 아픈 사람은 죄가 없다
릴리 엘베, 커버링을 거부한 성소수자 예술가
‘흑인이라서, 여성이라서’, 강탈당한 약자의 몸
PART. 2 그림 속 소품이기를 거부한 여성들
성 착취를 정당화한 ‘성 노동자’라는 말
‘여자의 몸속에는 짐승이 있다’는 오랜 자궁 혐오의 역사
‘바람직한 어머니상’이라는 사회적 환상
모던걸 수난사, 단발 여성은 100년째 전쟁 중
가부장 사회의 밑돌, 착취당하는 여성의 노동
그림자 노동, 여자는 집에서 논다는 거짓말
PART. 3 뒤틀린 권력에 균열을 내는 그림들
값싼 노동력이거나 말 잘 들어야 하는 ‘어린이다움’
나이 듦, 주름진 얼굴이 아름다워질 때
가난한 장애 소년 그림을 ‘천국행 보험’ 삼은 부자들
‘야만의 정복자’ 미국, 끝나지 않은 인디언 잔혹사
재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쫓겨나는 사람들
분노와 불안의 투사, 혐오라는 이름의 전염병
PART. 4 선전 도구에 저항하는 예술가들
전시당한 코뿔소, ‘인간적’ 동물만이 해방되리라
오염된 환경, 마네의 그림에 담긴 씁쓸한 대반전
헤겔이 하이힐을 신어야 했다면 ‘철학자의 길’은 탄생했을까
예술을 후원하라, 탐욕스러운 너희를 구원할 것이다
잭슨 폴록과 선전 예술, 순수의 시대는 올까
‘튤립값 거품’에 드러난 투기, 인간의 오랜 욕심
참고 문헌
“권력으로 빚어낸 예술작품 속에는
수많은 마이너들이 있었다”
무용수, 흑인 하녀, 장애 소년, 전시된 코뿔소까지
캔버스 속 소품이기를 거부하고 뛰쳐나와
마침내 해방에 이른 존재들에 대하여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의 1부 〈기울어진 그림을 부수는 존재들〉에서는 화가의 그림 속 흑인, 장애인, 병든 사람, 성소수자 등을 조명한다. 흔히 미술계에서 흑인은 백인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장치’로 쓰였다. 이는 마네의 〈올랭피아〉와 루벤스의 〈거울을 보는 비너스〉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화가 바스키아는 이런 미술계에서의 흑인의 ‘쓰임’에 대해 비판하고 흑인들에게 제자리를 찾아주고자 〈올랭피아의 하녀〉를 그렸다.
안드레아 만테냐의 〈성 세바스티아누스〉와 뭉크의 〈병든 아이〉를 통해서는 우리 사회가 아픈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보여준다. 지금까지 병든 사람은 ’죄를 지어 벌을 받는 것’ 혹은 ‘지극히 개인적인 불행’으로 여겨왔다. 하지만 작가는 질병이란 불평등한 사회구조·문화·빈곤 문제 등이 스며있으며, 아픈 사람에게는 죄가 없다는 것을 꼬집는다.
이 밖에도 작가는 미켈란젤로의 〈가니메데스의 납치〉라는 그림을 통해 미켈란젤로가 청년 톰마소를 사랑했지만 자신을 이성애자로 ‘커버링할’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를 들려준다. 반대로 게르다 베게너의 〈하트의 여왕〉 속 트랜스젠더 릴리 엘베의 삶을 통해 ‘정상성’이란 무엇이며, 커버 따위 없어야 할 세상에 관해 되묻는다.
2부 〈그림 속 소품이기를 거부한 여성들〉에서는 여전히 끝나지 않은 여성혐오적 시선과 차별에 관해 이야기한다. 철학자 플라톤에 따르면 자궁은 “짐승 안의 짐승”이었다. 얀 스테인의 그림 〈의사의 왕진〉을 살펴보면 ‘자궁 혐오’에 대한 오랜 역사를 알 수 있다. 아직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