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 한국의 엘리트는 어떤 기만 언어를 구사하는가 5
여는 말 | 이어주는 끈, 동여매는 끈 15
1장 도쿄대식 화법이란 25
원전이 폭발해도 태평한 | 수소폭발을 필사적으로 얼버무리기 | 기만적이고 방관적인 화법 | 국가적 재난 때마다 등장하는 도쿄대식 화법 | 원전은 일본식 기만의 집합체 | 정명正名의 중요성 | 미디어를 폭주케 한 죄 | ‘우리나라’ 뒤에 숨기 |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그럴싸하게 | 도쿄대식 화법의 공통 법칙 | 도쿄대식 화법의 모범 문서 | 논의를 유리하게 조작하는 화법 | 연막탄을 던지고 빠져나오기 | 비전문가와 희생양을 모욕하기 | 도쿄대 관계자들만 그러한가 | 3대 도쿄대 문화 | 권위에 의해 확산되는 것 | 관료어야말로 도쿄대식 화법
2장 ‘입장’이 사람보다 존중받는 사회 61
그들이 도쿄대식 화법을 구사하는 이유 | 책임을 분산시켜 회피하기 | 입장을 이유로 거짓말하는 어용학자 | 대답할 입장이 아닙니다? | ‘입장’이 사람보다 존중받다 | 입장을 철저히 주입하는 도쿄대 | 입장을 명확히 하면 유리해진다 | ‘날치기’라는 상투적 수단 | 기만적인 ‘입장 3대 원칙’ | ‘검은 조직’ 같은 도쿄대
3장 입장주의자의 탄생 83
입장의 원점 | ‘이에’로부터 분리되어 ‘입장’으로 | 감정을 버리고 사명감에 매진하기 | 인권을 존중하지 않는 일본사회 | 종신고용이 탄생한 배경 | 은행원 시절 느낀 의문 | 모든 비즈니스는 세관으로부터 | 관혼상제를 챙기는 일이 가장 중요한 입장사회 | 증식하는 책임과 역할 | 기술혁신을 무용지물로 만드는 입장사회 | 기술이 발전해도 사라지지 않는 절차 | 신입사원이 회사를 금방 그만두는 이유 | 오로지 입장을 지키기 위해서 | 원자력위원회의 궤변과 조작 | 파견직, 비정규직은 입장 없는 신분 | 개인의 힘으로는 끊을 수 없는 잘못된 인연
4장 희생번트 정신 11
이 책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의 안전성보다 자신의 직위 안전에 더 급급해하는 전문가들이 구사하는 기만적인 화법(저자는 이를 ‘도쿄대식 화법’이라 부른다을 파헤친다. 저자는 학연과 지연으로 끈적끈적하게 엮인 엘리트 집단의 생태계를 ‘입장’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며 대중을 기만하는 그들의 행태를 드러낸다. 그리고 엘리트들의 기만적인 화법에 속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한다.
한국과 일본사회에서 엘리트는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저자의 분석대로, 한국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학력에 의한 차별이 당연한, 그런 광기에 지배되는 ‘이상한 나라’이므로. 이들은 언어를 통해 사회를 기만하고 커다란 폐해를 끼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일본의 엘리트들이 보인 행태는 한국에서도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다. 경주 지진 이후 크고 작은 원전 사고가 끊임없이 보도되는 가운데 사건을 축소하거나 은폐하려는 움직임 또한 번번이 드러나고 있다. 책임 회피에 여념이 없는 전문가들을 보면 일본의 그들과 판박이다.
이 책은 사회를 위기에 빠트리는 엘리트들을 비판하는 동시에 ‘그러면 아이들을 어떻게 기를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일본이나 한국처럼 경쟁적인 입시교육을 통해 엘리트를 길러내는 사회는 위기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공동체보다 자신의 이해관계를 먼저 생각하는 사람들은 늘 기만적인 태도를 취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도쿄대 교수인 저자는 이러한 관점에서, 도쿄대 입학생들이 어떤 학생들인지, 또 졸업 후에는 어떤 엘리트가 되는지를 살피며 학교교육에 문제를 제기한다.
한국과 일본사회에는 ‘유대’를 강조하는 봉건사회 전통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에, 시민들이 시민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기가 쉽지 않다. 이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는 우리가 ‘입장’을 버리기 이토록 어렵다면, 차라리 ‘입장’을 지닌 채 잘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을지 묻는다. 그러면서 일본인들의 심성에 뿌리깊이 깔려 있는 ‘불성’에 기초하여 서로를 배려하고 돌보는 새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