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나의 본성은 내 이웃이 결정한다
연기: 외부에 의한 사유
1. 형이상학이여, 안녕
2. 당신의 본성은 당신의 이웃이 결정한다
3. ‘자업자득’의 업력에서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제2장 세상에 똑같은 두 장의 나뭇잎은 없다. 하지만…
무상: 차이의 철학과 필연적 무지
1. 잎이 질 때 드러나는 본체
2. 환(幻, 필연적 무지
3. 집단적 환상과 무상의 정치학
제3장 나비의 날개를 타고 끼어드는 것
인과: 분석적 인과성과 연기적 인과성
1. 인과를 모르면 여우가 된다
2. 나비효과, 혹은 차이의 반복
3. 연기적 인과성, 연기적 합리성
제4장 내가 죽는 곳에서 만인이 태어나느니…
무아: 비인칭적 죽음과 부모 이전의 ‘나’
1. 카게무샤의 눈물
2. 자아가 강하면 빨리 늙는다
3. 수정란도 되기 전의 나
제5장 존재 자체가 선물이 될 수 있다면
보시: 불가능한 선물과 절대적 선물
1. 소모적 장식과 선물
2. 무주상보시, 혹은 절대적 선물
3. 부처의 선물, 보살의 선물
제6장 모든 개체는 공동체다
중생: 공동체의 존재론과 중생
1. 모든 개체는 중생이다
2. 모든 중생은 공동체다
3. 중생은 부처인데, 왜 부처가 되어야 하는가
제7장 부처는 똥이고, 소음은 음악이다
분별: 척도의 권력과 타자성
1. 분별, 선택 이전의 선택
2. ‘옳은 것’의 힘
3. ‘초험적 경험’, 혹은 분별을 넘어선 분별
제8장 극단보다 더 먼 ‘한가운데’
중도: 중도의 존재론, 파격의 논리학
1. 있으면서 없는 것
2. 중도와 중용의 차이
3. 파격의 논리학
제9장 사물의 구원, 혹은 쓸모없는 것들의 존재론
공: 존재의 사유와 순수 잠재성
1. 연기적 조건 ‘이전’의 존재
2. 불생불멸의 잠재성
3. 존재는 왜 보이지 않는가
제10장 죽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철학자 이진경, 불교를 말하다!
현대의 과학, 철학, 예술은 물론 우리 사회나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삶에 의해 침윤되고 혼합된 불교의 모습을 찾아서
21세기 불교를 위한 하나의 초상
불교의 가르침을 한마디로 요약하는 방법은 많다. 그중에서 무엇보다 명확하고 뚜렷한 방법은 ‘연기’라는 말로 요약하는 것이다. 즉 연기가 불교의 요체고, 석가모니가 자신의 깨달음을 펼치기 위해 선택한 첫 번째 개념이다. 연기(緣起란 무엇인가? 연(緣하여 일어남(起이다. 연한다는 것은, 어떤 조건에 기대어 있음이다. 따라서 연기란 어떤 조건에 연하여 일어남이고, 어떤 조건에 기대어 존재함이다. 반대로 그 조건이 없으면 존재하지 않음, 혹은 사라짐이다. 《중아함경》에 있는 유명한 문구가 그것을 요약해준다.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고, 이것이 생겨나면 저것이 생겨난다. 이것이 없으면 저것이 없으며, 이것이 소멸하면 저것이 소멸한다.”
이처럼 불교의 오랜 역사가 언제나 자신이 처한 연기적 조건 속에서 과거의 자신과 대결하며 스스로를 갱신해온 것임을 안다면, 현대의 과학, 철학, 예술은 물론 우리 사회나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삶에 의해 침윤되고 혼합된 불교의 모습을 ‘순수한 불교’를 준거로 비난하는 것처럼 거리가 먼 것은 없을 것이다.
‘무아’의 철학,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다
그런데 왜 현대철학자가 ‘불교’를 이야기할까? 또 그에게 불교란 어떤 의미일까? 철학자 이진경에게 ‘불교’는 아주 가까이 있어도 멀리 떨어진 종교였고, 아득한 먼 곳에서 가끔씩 보내는 철학적 눈짓에 불과했다. 한 번도 절에 가본 적이 없었고, 무언가 알 수 없는 철학적 향기가 느껴지긴 했지만 찾아서 읽어볼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으니까. 그러다 우연히 성철 스님의 법어집 《자기를 바로 봅시다》를 접한 후 《벽암록》의 심오함과 유머러스함, 고준함에 ‘매혹’되었고, 가까운 이들과의 갈등에서 시작된 당혹스런 일련의 일들을 겪으면서 ‘아상’에 대해, 그 아상이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