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 속에서도 나눌 줄 아는 따뜻한 마음을 그린 그림책
산속 깊은 곳에 할아버지와 작은 아이가 살고 있어요. 깊은 산중이라 사람은 둘뿐인데 그밖에도 식구들이 참 많습니다. 아랫마을 길봉이네 집에서 이사 온 제비 식구, 건넛마을 들판에서 이사 온 참새네 식구, 까치와 멧비둘기, 꿩과 종다리까지 하루 종일 새들이 재잘대는 소리로 가득합니다. 새들이 왜 모두 이 깊은 산속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을까요? 다른 까닭은 없습니다. 모두 먹이를 찾아 온 것이지요. 새들은 먹이를 찾아 이동하니까요. 할아버지 밭에서 나는 콩은 풀 죽이는 약도 치지 않고 깨끗하게 키워서 마음 놓고 먹을 수 있거든요. 농사짓는 사람은 둘뿐인데 딸린 식구들이 많다 보니 어느 해 겨울, 먹을 것이 똑 떨어지고 말았어요. 산속 오두막집 식구들은 모두 배가 고팠지요. 하지만 배가 너무 고프다고 해서 이듬해에 씨로 쓸 콩이나 옥수수까지 다 먹어 버릴 수는 없었어요. 산속 식구들은 모두 어떻게 겨울을 보냈을까요? 윤구병 할아버지가 전하는 함께 사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 가난 속에서도 다른 생명과 나눌 줄 아는 마음 따뜻한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천천히,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전하는 그림책
윤구병 선생님은 1988년에 〈달팽이 과학동화〉를 시작으로 30년 넘게 어린이 책을 쓰고 기획해 왔습니다. 그때부터 줄곧 어린이 책에 담고자 한 가치관은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생명을 존중하며 자연을 사랑하고, 이웃과 더불어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번에는 ‘콩’을 통해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전합니다. 콩은 우리 겨레에게 아주 친근한 작물입니다. 콩 농사를 가장 먼저 지은 나라도 우리나라입니다. 그만큼 콩은 우리 문화에 깊이 뿌리박혀 있습니다. 천 년이 넘게 콩 농사를 지어 온 우리 겨레가 콩을 심을 때 꼭 지키는 것이 바로 ‘세 알씩’ 심는다는 것입니다. 한 알은 새가 먹고, 한 알은 짐승, 한 알은 사람이 먹으려고 그러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자연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