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의 글
들어가며-다시, 길 위에 서서
책의 주요 등장인물-함께한 우리를 소개합니다
등교 준비
1장 시작하는 마음
첫걸음│그때 그 마음│명운
기록하는 목소리1 우리가 무릎 꿇은 이유-장민희
2장 다가가는 걸음
수소문│과일 주스│승낙│파란│출발 준비
기록하는 목소리2 나를 성장하게 만든 그 시절-정난모
3장 바라보는 마음
서서히, 가까이│일터│전우애│울분
기록하는 목소리3 지역에서 장애 아이를 키운다는 것-최보영
4장 사라져 간 걸음
근원│공진초, 공진중 아이들 I│공진초, 공진중 아이들 II│목격자들│허준 선생의 생각
기록하는 목소리4 평생교육이 필요한 이유-조부용
5장 부딪히는 마음
우리는 오늘도 배우며 성장합니다│산 넘어 산│동해에서 벌어진 일│정치의 존재 이유│정기총회│지현이의 졸업
기록하는 목소리5 장애인도 세금 내는 시민이 될 수 있기를-이은자
6장 멀고 먼 걸음
더 나은 통합교육을 꿈꾸며│데자뷔│미궁│동해시 장애인학부모회를 찾아서│일당백│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국가의 할 일
기록하는 목소리6 나의 투쟁, 우리의 투쟁-김남연
7장 마주 보는 마음
악몽│비구름이 걷히면│인터뷰 신(Scene│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비장애 자매형제들│막판 진통
기록하는 목소리7 나는 장애인부모연대 활동가입니다-김종옥
8장 함께하는 걸음
등교│후반 작업│월드 프리미어│작전명: 모차렐라 치즈│호사다마
그 후의 이야기-김정인 감독과 어머니들의 짧은 대담
나가며-엔딩 크레딧
“지나가다가 때리셔도 맞겠습니다.
그런데 학교는… 학교는, 절대로 포기할 수 없습니다.”
삶의 질을 결정하는 척도가 ‘거리’로 판단된 지 얼마나 되었을까. 학세권, 초품아, 역세권, 슬세권 등의 단어가 더는 새롭지 않은 요즘이다. 좀 더 쉽고 빠르고 안전하게 목적지에 갈 수 있다면 이는 ‘윤택한 삶’이 보장되는 조건으로 여겨진다. 목적에 보다 가까이 다다르고자 우리 삶의 반경은 촘촘히 밀집해져 가고, 그만큼 서로 간의 갈등과 충돌이 많아지며, 이해와 배려의 범위가 확연히 줄어든다. 살기 바빠서, 일하기 힘들어서, ‘현생’이 만만치 않다는 이유로.
그렇다면 이건 어떠할까, 하루 왕복 2~4시간 거리의 등하굣길. 새벽 6시에 일어나 눈 비비고 시작하는 등교 준비. 집에서 거리가 얼마큼 되는지 알지도 못한 채 멀리 가닿는 학교……. 그러한 상황을 두고, 삶의 반경이 넓어진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는 그야말로 ‘일상의 영역’ 자체가 부재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아이가 갈 수 있는 학교가 주변에 없다는 것. 다른 사람들 눈에 ‘멀쩡해 보이지 않는다’라는 이유로 곳곳에서 배척당하고 외면당하는 것. 그러한 삶의 질은 어떤 척도로 판단할 수 있을까. 아니, 누가 감히 판단할 수나 있을까.
‘최단 거리’가 삶의 실리적 효율을 뜻하는 세상에서, 어떤 이들의 갈망은 효율이나 효용 가치가 아니라 그저 ‘삶의 필요’로부터 비롯된다. 남들처럼, 그러니까 비장애인처럼은 아니더라도 아이가 다닐 수 있는 학교가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갈 수만 있다면’ 우리 아이들이 다닐 학교가 좀 더 필요하다는 갈망. 지난 2017년, 발달장애인 부모들이 무릎을 꿇었던 이유도 그러했다.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당시 강서지역 공립 특수학교 신설 2차 주민토론회 현장에서 학교 설립을 호소하며 무릎을 꿇었다. 어떤 이들은 이 또한 이기적 행동이라고 했지만 과연 그러했을까. 당시 현장에 있던 학부모들의 자녀 대부분은 이미 많이 자란 뒤였다. 당시 서울 시내에 특수학교가 개교한 건 10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