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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나의 첫 한문 수업 : 고전으로 세상을 잇는 어느 한문번역가의 종횡무진 공부 편력기
저자 임자헌
출판사 책과이음
출판일 2022-09-16
정가 15,000원
ISBN 9791190365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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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시작하며|그 옛날 글, 한문이라굽쇼?

1장 입문·기초반: 기초를 쌓는 시간
한문과 인연을 시작하다
나의 첫 한문책, 《논어》
읽고 또 읽고
《맹자》에 반하다
어차피 만점은 남의 일
개학과 함께 고민은 시작되고

2장 중급반: 홀로 책임지는 공부
편안하면서도 불안하고 불안하면서도 편안한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이건 노래가 아닙니다
백 번 읽으면 뜻이 저절로 드러나니
한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린다

3장 고급반: 공부란 산을 쌓는 일과 같아서
나의 공부는 온전히 나에게 달려 있다
모든 일에는 여유가 필요해
즐거운 답사의 추억
어느새 콩나물은 무럭무럭 자라고
나는 성장해가는 중입니다

4장: 전문가반: 공부 그 이상의 공부
《일성록》 번역 이야기
정말로 꼼꼼한 기록의 민족
내가 만난 정조 (1
내가 만난 정조 (2
내가 만난 정조 (3
조선왕조실록팀으로 옮겨 가다
내가 만난 세종
내가 만난 세조

5장 다시 새로운 길: 역사는 어떻게 흐르는가
번역의 어려움 혹은 즐거움
우연히 시작된 작가의 길
책 쓰기는 또 다른 가지를 치고
번역보다, 개인보다, 조금은 더 큰 이야기

글을 마치며|과거와 오늘을 잇는 다리가 되어
한문은 우리에게 낯선 학문이다. 한문에 대한 인상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오늘날 돌아보기에는 너무 낡은 케케묵은 것이라 생각하는 경우와 상당히 어려운 글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그것이다. 고대한어의 문법과 문형을 기초 삼아 중국과 한국, 일본, 그밖에 아시아 여러 나라가 사용한 글을 한문이라고 한다. 일단 한문은 정해진 문법이 없다. 물론 아예 없지는 않지만 외형적으로 이것이 문법이고 정확히 이 체계로 문장이 쓰인다고 말할 수 있는, 겉으로 드러난 문법이 없다. 그래서 《논어(論語》와 《맹자(孟子》 등 기초가 되는 사서삼경(四書三經을 달달 외우면서 그 안에 내재된 문법을 체화해가는 방식으로 이 언어를 익힌다. 한문은 또한 문장부호가 없고 띄어쓰기도 없다. 죽죽 내리닫이로 글자만 있다. 체화한 문법으로 내리 글자만 있는 글을 보면서 그 안에 숨겨진 띄어쓰기도 찾고 문장부호도 찾으며 글을 읽어야 하니 당연히 학습 시간이 아주 많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늦은 나이에 한문번역이라는 길에 뛰어든 작가에게 한문 공부는 예상만큼 어려웠다. 나이가 많고 전공한 배경이 없어 한계가 있을 거라는 말도 꽤 많이 들었다. 그러나 누가 뭐라고 하든 스스로 선택했으니 ‘나’에게 부끄럽지 않을 만큼 걷자고 생각하며 묵묵히 걸었다. 때론 초라한 시험 성적 앞에 쥐구멍에 숨고 싶을 만큼 부끄러웠고, 때론 막막한 공부에 한숨이 나왔지만, 한문은 새로운 세상을 열어준 친구이자 스승이자 거울이었다. 게다가 한문은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었다. 그저 고루하다고만 생각했던 공자와 맹자의 말에 무릎을 치며 탄복하기도 했고, 백성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에 눈물을 흘릴 때도 있었다. 흔히 우리가 무시하곤 하는 옛사람들의 사고는 오히려 오늘날보다 체계적이고, 더 높은 가치와 이상을 추구하며, 그것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작가에게 여전히 한문은 어렵다. 배워야 할 것도 알아야 할 것도 많고, 번역이 망설여지는 대목도 많다. 그러나 조금 더 고민하고 조금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