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삶을 충만하게 해주는 것,
연애도, 결혼도 아닌 우정
오프라 윈프리와 그녀의 친구 게일 킹의 이야기는 여성간의 우정을 잘 보여준다. <오프라 윈프리 쇼>가 시작되기 10년 전 볼티모어의 작은 방송국에서 만났을 때부터 둘의 우정은 시작되었다. 1994년 오프라의 40살 생일을 축하하는 에피소드에서 당시 유명한 패널들이 나와 그녀를 축하해줬지만, 게일 킹이 깜짝 등장했을 때야 오프라는 울음을 터뜨렸다. 한 인터뷰에서 오프라는 게일을 자신이 가지지 못했던 엄마이자, 누구나 원할 만한 자매, 누구나 갖고 싶은 친구라고 칭하며 그녀보다 더 소중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게일 또한 자신이 그 친구의 그늘 안에 있다고 느낀 적이 없으며, 그 친구가 비추는 빛 안에 있다고 말했다.
사실, 나이가 들어도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절친한 친구 사이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 성인이 되면 친구보다 남자친구가 있느냐는 질문을 더 자주 받게 되고, 친구와 똑같은 장신구를 하기보다는 약혼반지를 끼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절친한 친구’라는 명칭도 약혼하거나 결혼한 커플들이 가져가버렸다고 지적한다. 절친한 친구와 결혼한다면 평생 하나의 인간관계밖에 가질 수밖에 없고, 그러면 결국 부부 외의 네트워크는 모두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데 저자는 문제의식을 느낀다.
또한 친구 같지만 속으로는 적이라는 뜻의 ‘프레너미(frienemy’라는 말이 거의 항상 여성에게 적용된다는 점에도 문제를 제기한다. 여성이 뭔가를 쟁취한다면 다른 여성은 그것을 뺏긴 거라고 가르치는 사회, 야망이 있어도 사나워 보이지 않아야 한다는 믿음, 그리고 먼저 성취하지 않으면 다른 여성에게 뺏긴다는 믿음 사이의 모순이 프레너미를 만들어냈다고 저자는 분석한다.
우리가 단편적으로 인식했던 여성의 우정은 대중매체의 이미지에 현혹된 것이 많다. 저자는 스크린 안에서든 밖에서든 여성들의 실제 우정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여성들은 서로 적대적이라는 편견이 만연한 사회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줄 필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