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바닷속에서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물고기들은 바다라는 ‘침묵 없는 세계’ 속에서 이야기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아주 많다. 어린 시절 우연히 만난 정어리를 통해 바다 생물들의 이야기를 듣게 된 빌 프랑수아는 그들의 비밀을 밝히고자 과학자가 되었고, 정어리에게서 배운 웅변술을 바탕으로 <위대한 웅변가>라는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우승했다. 우승자에게는 파야르 출판사에서 출간 계약권이 주어지는데, 당시 스물 다섯의 빌 프랑수아는 바다 생물들에게 들은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과학적인 정보와 역사적인 자료와 신화들을 망라하여 <정어리의 웅변>을 출간했다.
엄청난 양의 정어리들이 어떻게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지, 지구에 사는 동물 중 가장 똑똑하지만 결코 그들만의 문화를 만들 수 없는 문어의 비밀, 문어와는 달리 물고기를 잡는 방법과 노래를 발전시키며 문화를 이어간다는 고래, 150년 이상을 우물에서 갇혀 살았던 장어, 주민들과 친구처럼 친하게 지냈던 빨판상어 등등… 우리는 <정어리의 웅변>에서 다양한 바다생물들의 신비로운 이야기를 듣게 된다.
바다가 줄 수 있는 것 이상을 채취해서는 안 된다!
빌 프랑수아는 신비로운 바다 생물의 삶을 이야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바닷속 공동체에서 조화롭게 살아가는 동물들의 모습을 우리 사회의 새로운 모형으로 제시하기도 하며, 콜럼버스보다 100년이나 먼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프랑스 바스크 지방의 어부 이야기 등 역사와 신화 속의 흥미로운 바다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범고래나 빨판상어 같은 동물들과 인간이 맺었던 끈끈한 우정을 들려주지만, 그 우정의 끝에는 언제나 인간의 이기심에 책임이 있음을 정확하게 지적한다. 뿐만 아니라, 양식으로 길러지는 연어의 슬픈 생애와 마구자비로 남획되는 대구나, 안초비, 참치들을 우리가 어떻게 보호해야 할지 의견을 제시한다. 바다가 줄 수 있는 것 이상을 체취해서는 안 된다는 아주 단순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