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동정과 적선의 대상이 아닌 평범한 이웃으로 바라보기
2011년부터 시작된 시리아 내전. 수백만 명이 사랑하는 가족과 일자리, 삶의 터전을 잃고 떠도는 난민이 됐다. 2018년 우리나라도 예멘인 난민 수용 여부를 놓고 찬반 논란이 일었었다. 돌아갈 곳이 없는 난민들을 인도적 차원에서 받아 주자는 찬성 의견과, 범죄율 증가와 자국민의 세금과 일자리를 빼앗아 가는 건 물론 가짜 난민이 대다수라며 받아들이면 안 된다는 반대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시리아 난민은 정말 우리 이웃이 될 수 없는 것일까? 《초콜릿어 할 줄 알아?》의 질문이 여기에 닿아 있다.
초콜릿처럼 부드럽고 터키 사탕처럼 달콤한 우정 이야기
중학교 1학년 재즈는 한여름에도 긴 바지 교복을 입게 하는 학교에 항의하는 의미로 오빠들에게 짧은 치마를 입혀 등교하게 하고 반바지 입기 탄원서를 돌리기도 하는 당찬 소녀다. 어느 날 수업 시간, 교장 선생님이 전학생을 데리고 교실로 들어온다. 머리에 파란 두건을 쓴 여자아이 나디마는 환한 미소와 당당한 태도로 아이들 앞에 선다. 교장 선생님은 나디마가 영국에 온 지 얼마 안 됐고 영어를 거의 못 한다고 말한다. 재즈는 보는 순간 나디마가 마음에 든다. 점심 시간, 아이들은 나디마 곁에 몰려들어 이것저것 질문을 쏟아 붓고 구글 번역기까지 동원해 대화를 시도하지만 나디마가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 무슨 언어를 쓰는지 결국 알아내지 못한다. 아이들이 다 돌아가고 어색하게 둘만 남은 상황에서 재즈는 나디마에게 초콜릿 한 조각을 건네고 나디마도 터키식 사탕 로쿰을 건넨다.
나는 가방을 뒤져 초콜릿을 꺼낸 다음 한 조각 잘라서 나디마에게 내밀었다.
“그럼 초콜릿어는 할 줄 알아?”
나디마가 온 얼굴이 햇살처럼 환해지는 그 표정을 다시 지었다. 눈에도 반짝반짝 생기가 돌았다. 나디마는 초콜릿을 받아 들더니 입에 넣지 않고 책가방을 마구 뒤져 은박지로 싼 무언가를 꺼내 내게 건넸다. 은박지를 벗기자 터키 사탕 로쿰이 나왔다
우리는 서로가 건넨 사탕과 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