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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남성복을 입은 여성들
저자 빅토린
출판사 스크로파
출판일 2022-01-04
정가 17,000원
ISBN 9791196431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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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집어 든 독자님께 ·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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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당신과 함께 모든 경계선을 넘어 / 안네마리 슈바르첸바흐 · 18
2 오로지 네 뜻대로 살아, 안 그래야 할 이유가 없으니까 / 닥터 메리 워커 · 44
3 그 시절, 파리에는 댄디한 여자들이 활보했다 / 로메인 브룩스 · 82
4 광활한 서부의 평원에 상상력의 붓을 들어 / 서부 여자들 · 112
5 이야기는 더이상 이야기가 아니게 돼, 담장 밖으로 발을 디딘다면 / 김금원 · 148
6 카우보이 부츠, 테일러드 수트, 그리고 담배 / 프랜 레보비츠 · 162
7 스펙터클, 그 너머로. 당신들은 멋졌지만 이제 우린 다른 길을 갈 거예요 / 베스타 틸리 · 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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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22 · 204
책 속으로

p. 25
이 인물의 개인사를 읽어 내려가며 가장 놀라웠던 점은, 모두가 강제된 ‘여성 됨’에 고통받고 있었을 그 당시, 슈바르첸바흐는 사실은 그 강제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머리를 짧게 잘랐고, 수트를 입었으며, 종군 기자이자 반-파시즘 운동가로 활약했다는 점이었습니다. 소설 속, 아니면 상상 속에서만 가늠해보았을 삶을 슈바르첸바흐는 직접 몸으로 살아냈습니다. 그의 상상력에 불가능이 없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그의 삶에도 역시 불가능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p. 38
이렇게 치열하게, 맨몸으로 삶과 대면할 권리는 여성들에게 주어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여성의 자리는 무릇 비좁은 집 안으로 강제되어 왔으니까요. 고로 여성의 우울은 외부의 환경으로 인해 조건 지어진 ‘한계’와 ‘좌절’로부터 비롯되는 우울이어야만 했지, 이렇게 광활한 세상 속을 화폭 삼아 한 사람의 자유로운 인간으로서 경험하게 되는 다채로운 모험일 수는 없었습니다.

p. 55
이 차림새가 당시 불러일으켰을 어마어마한 논란을 짐작해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치마바지를 입는 것도 그토록 힘들었던 그 시대에도, 이 멋진 여성은 그런 논란과 조롱, 길거리 괴롭힘에 굴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남성복 착용으로 경찰서에 몇 번이나 연행이 되어가면서까지도요. 이렇게 철저히 실천했기에, 의복 개혁에서 한 발자국 물러난 동
시대의 페미니스트들에게 비난조로 외치기도 했습니다.“왜 당신들은 입으로만 원칙을 말하고 실천은 하지 않습니까?”

p. 103
마치 피카레스크 소설 속의 주인공 같았던 제인. 그는 성적인 대상화나 도덕적인 비난 없는 유쾌한 여성 악당의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실제로 존재했던 인물인데도 지금까지 창작되었던 여타 서사들을 초월하고 있다는 사실이 놀랐습니다. 여성들의 삶은 항상 지워지고 잊히기 때문이겠지요.

p. 124
항상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어디서나 여성은 여성을 구해왔습니다.

p. 129
모두가 각자의 고뇌를 짊어지고 있는 우울한 모습일지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