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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도망쳐요, 달평 씨 - 그림책이 참 좋아 93 (양장
저자 신민재
출판사 책읽는곰
출판일 2022-09-19
정가 14,000원
ISBN 9791158363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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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평 씨가 일일 돌봄 선생님?

콩이네 집에서 겨울을 나고 제집에 돌아와 느긋하게 텃밭을 가꾸던 달평 씨가 느닷없이 납치(?를 당했어요. 말썽꾸러기 삼둥이가 집으로 데려가 유리병에 가둬 버린 거예요. 물도 먹을 것도 없이 말이에요.
달평 씨는 삼둥이가 한눈을 파는 사이에 유리병을 빠져나와 식탁 위에 놓인 완두콩을 아작아작 먹어치우고는 쑥, 쑤욱, 쑤우욱 몸을 키웠어요. 그러고는 살금살금 삼둥이네 집을 빠져나가려는데, 현관문을 나서기도 전에 그만 삼둥이 엄마에게 덜미를 잡히고 말았지 뭐예요. 달평 씨가 일일 돌봄 선생님인 줄 안 엄마는 아이들을 맡기고 집을 나서지요.
달평 씨는 어떻게든 빠져나갈 틈만 노리는데, 이 삼둥이들 아주 만만치가 않네요. 떼쓰고 조르고 투닥거리는 건 기본이고, 달평 씨가 깜빡 잠든 사이에 얼굴에 낙서까지 해 놓지 뭐예요. 잠깐 숨 돌릴 틈도 없이 “이거 해 주세요. 저거 해 주세요.” 하며 달평 씨의 혼을 쏙 빼놓는 삼둥이. 달평 씨는 무사히 돌봄 임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돌봄은 일방통행이 아니에요

전작 《어서 와요, 달평 씨》에서 가사 도우미(? 노릇을 하며, 콩이네 가족이 한 사람의 일방적인 희생과 봉사에 기댄 안락함을 포기하게 만들었던 달평 씨. 그런 달평 씨가 이번에는 아이 돌보미로 돌아왔습니다. 전작에서야 얼어 죽을 뻔한 걸 콩이가 구해 준 은혜를 갚느라 집안일을 자청했지만, 이번에는 그야말로 얼떨결에 아이를, 그것도 셋이나 떠맡게 된 것입니다. 생각만 해도 아찔할 노릇이지요.
삼둥이를 바라보는 달평 씨의 시선은 여느 젊은이, 그리고 육아에 지친 여느 양육자와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달평 씨를 다정한 ‘요정 대모’쯤으로 생각했다면 조금 실망스럽겠지만, 달평 씨의 머릿속은 온통 ‘우주 최강 악마들’에게서 벗어날 생각뿐입니다. 상식과 양심에 돌봄의 천성까지 갖춘 터라 꾸역꾸역 밥도 지어 먹이고, 그림책도 읽어 주고, 장단 맞춰 놀아 주는 시늉도 하지만요.
이래저래 혼이 반쯤 나가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