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얼음의 세상에서
생명이 탄생하여 푸른 빛을 내기까지
별의 죽음은 새로운 별의 탄생으로 이어져, 우리의 태양이 생기고 46억 년 전 우리의 행성, 지구가 탄생한다. 초기 지구는 우리가 지금 아는 지구와는 완전히 다른 불덩이였지만, 온도가 식어가면서 수증기가 비가 되어 내렸고, 지구는 물의 세계가 되었다. 깊은 바다의 뜨거운 물줄기가 소용돌이치는 거친 환경에서 생명은 시작되었다. 34억 년 전쯤에는 시아노박테리아라는 생물이 태양의 자외선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서 엽록소를 만들어 광합성이라는 화학반응을 통해서 지구에 산소를 내뿜었다. 초기 지구에서 산소는 무엇이든 태워버리는 재앙에 가까운 물질이었기 때문에, 소량의 산소만으로도 지구 역사상 최초의 대규모 멸종이 초래되었다. 산소의 급증으로 인해서 암석이 만들어지면서 암석이 메테인과 이산화탄소 같은 기체들을 흡수하여 온실 효과가 감소하자, 지구는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빙하기를 맞아 “눈덩이 지구”가 되었다. 그러나 생명은 언제나 고난을 이겨내고 번성했고, 다음번 혁신을 향해 나아갔다. 세균 세포들이 모여 군체를 이루면서, 햇빛을 이용하는 세포는 엽록체가, 먹이로부터 에너지를 얻는 세포는 미토콘드리아가, 고세균 안에 모인 유전 자원은 세포핵이 된 것이다. 이들로부터 진핵생물이 탄생했다. 진핵생물은 우리가 “성(性”이라고 부르는 부모 사이의 유전물질 교환이 가능한 형태로 번식했고, 이는 생물의 다양성을 불러왔다.
지구의 초기 초대륙 로디니아의 분열로 인해 암석들이 풍화되면서 지구는 다시금 빙하기에 돌입했다. 빙하기는 더 활동적인 진핵생물, 즉 동물이 출현하는 계기가 되었다. 처음에는 입으로 영양분과 노폐물이 모두 드나들었지만, 항문이 생기면서 생물권의 혁명이 이어졌다. 동물은 항문의 발달로 “머리”와 “꼬리”, 즉 확실한 이동 방향을 가지게 되었다. 혹독한 두 번째 “눈덩이 지구”를 겪은 생명은 다양하고 복잡한 동물들로 진화했고, 캄브리아기에 이르러 다양성을 폭발시켰다.
척추동물, 물과의 연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