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을 치열하게 살고 있는 이들을 위해 차려 낸 힐링 밥상
『누구나 식당』에는 각양각색의 곤충들이 등장합니다. 날카로운 앞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는 사마귀는 대체 불가 멋쟁이 주방장을, ‘치르치르’ 우는 여치는 식당 중창단을, 재빠른 날갯짓을 자랑하는 잠자리는 배달 기사를 맡았습니다. 또 힘 세기로 유명한 장수풍뎅이는 택배 기사, 반짝반짝 빛을 발하는 반딧불이는 숲길 안전요원, 새끼들을 모두 업고 다니는 늑대거미는 육아에 지친 엄마 손님으로 식당을 찾게 됩니다. 각 등장인물의 상황과 곤충의 생태학적 특성이 연결되어, 인물과 이야기가 한층 더 입체적이고 생동감 있게 다가옵니다.
김경희 작가는 주변에서 흔히 마주치는 사람들의 모습을 곤충의 특징과 매칭해 표현했습니다. 특히, 느릿느릿 움직이지만 위기의 순간에 기지를 발휘해 문제를 해결하는 자벌레에 작가 자신의 모습을 투영해, 독자로 하여금 숨어 있는 이야기를 한 겹씩 열어 보는 재미도 숨겨 놓았지요. 사마귀 주방장과 ‘누구나 식당’ 직원들이 손님을 위한 힐링 음식을 만들고 대접했듯, 작가의 정성이 그득 담긴 『누구나 식당』 또한 쉼과 위로를 주는 특별한 음식 같은 그림책입니다.
작고 평범한 존재들이 이뤄 가는 ‘소중한 세계’를 담은 그림책
딱 열 가닥 머리카락만 있어도 언제나 긍정적인 ‘괜찮아 아저씨’, 용기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는 진정한 히어로 ‘용기맨’, 바보스러울 만큼 착해 거짓말에 속지만 결국 선한 마음씨로 복을 받는 숯장수. 모두 김경희 작가의 그림책 속 주인공들입니다. 주인공이라 내세우기엔 대단한 능력 하나 없는 지극히 평범한 인물들이지만, 작가는 이들의 밝고 건강한 마음이 사람들의 마음, 더 나아가 세상을 어떻게 물들이는지에 주목해 왔지요.
『누구나 식당』에서도 작가는 작은 곤충들이 각자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장면마다 세밀하게 표현했습니다. 자기 자리에서 묵묵히 일하는 이들의 일상이 전하는 아름다움과 그 가치의 소중함을 고이 담았습니다. 만약 『누구나 식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