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1장 죽음과 맞닿은 문: 장의사
2장 마지막 선물: 해부 책임자
3장 불멸의 얼굴: 데스마스크 조각가
4장 천국과 지옥 사이: 대참사 희생자 신원 확인자
5장 고요한 난장판: 범죄 현장 청소부
6장 삶에서 죽음으로 건너가는 순간: 사형 집행인
7장 영원한 것은 없다: 시신 방부처리사
8장 시신의 하인: 해부병리 전문가
9장 슬픔의 자리: 사산 전문 조산사
10장 흙에서 흙으로: 무덤 파는 일꾼
11장 보이지 않는 세계: 화장장 기사
12장 부활을 기다리며: 인체 냉동 보존 연구소 임직원
에필로그
주석
참고도서
찾아보기
감사의 말
전시되는 죽음의 공포를 넘어 죽음의 실체로
우리는 죽음에 둘러싸여 있지만 정작 죽음에 관해 이야기하는 법은 모른다. 뉴스에 매일 보도되는 코로나 사망자 수는 어느새 숫자 그 이상의 의미로 다가오지 않는다. 영화와 드라마는 칼에 찔리거나 총에 맞거나 차에 치이는 자극적인 죽음의 순간만을 다룰 뿐 죽음 이후의 일들은 손쉽게 생략한다. 이처럼 세상은 죽음의 단면만을 보여주며, 사람들도 구태여 죽음의 실체를 보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현실에서 죽음과 동시에 감쪽같이 사라져버리는 사람은 없다. 어딘가에 시신은 남고, 그 어떤 시신도 스스로 주변을 깨끗이 정리한 뒤 들것에 오르거나 관에 눕거나 화장터로 걸어 들어가지 않는다.
저자 헤일리 캠벨은 열두 살에 죽음이 ‘순간’이 아닌 ‘과정’이라는 것을 알았다. 불어난 하천에 빠진 반려견을 구하려다 익사한 친구 해리엇의 장례식 날이었다. 성당 의자에 앉아 하얀 관을 응시하다 어린 캠벨은 누군가가 해리엇을 물에서 건져내 수습하고 성당으로 옮겼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누군가는 시신을 보살피고 처리한 것이다. 일찍이 죽음과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매료되었던 캠벨은 기자가 되어 그들을 찾아 나섰다.
“우리는 살인 사건에 관한 뉴스는 듣지만 카펫과 벽에 온통 뿌려진 핏자국을 청소하러 가는 사람에 관해서는 듣지 못한다. 연쇄 추돌 사고로 납작해진 차들을 보고 지나가면서도 도로 배수구를 샅샅이 뒤지며 사고 현장에서 날아간 신체 일부를 찾는 사람은 보지 못한다. 죽은 유명인을 추도하는 글을 트위터에 게시할 때도 우리의 우상이 목매달아 죽은 손잡이에서 시신을 내려 처리해주는 사람은 생각하지 않는다. (… 나는 매일 죽음을 마주하는 사람들을 찾아서 그들이 무엇을, 어떻게 하는지 보여달라고 요청하기로 했다.”
죽은 자에 대한 예의가 곧 산 자에 대한 예의
캠벨이 만난 죽음의 일꾼들은 장의사와 특수 청소부부터 이름조차 낯선 사산 전문 조산사까지 매우 다양하다. 클레어는 산모의 배 속에서 이미 죽었거나 태어나더라도 생존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