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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한 번은 불러보았다 : 짱깨부터 똥남아까지, 근현대 한국인의 인종차별과 멸칭의 역사
저자 정회옥
출판사 주식회사위즈덤하우스
출판일 2022-09-28
정가 17,000원
ISBN 9791168124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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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의 글
K의 시대에 드리운 ‘K-인종주의’의 그림자_박노자
바로 지금 여기의 인종차별 문제_홍성수
설명할 수 없는 당신을 위해_우춘희

들어가며_보이지 않는 것을 보기

1부 인종에 갇힌 역사

1장 개화기: 인종이라는 신문물
인종주의의 교과서가 된 신문│미국을 찬양하라│흑인보다는 낫지만, 백인보다는 모자란│서구라는 보편 문명│한국인이라서 죄송합니다│인종 개념의 위계화와 사회진화론│하나님의 뜻을 따라 동포 일본을 본받자

2장 일제강점기: 열등감이 빚어낸 ‘우리’ 민족
역사의 심연│망국의 학생들에게 각인되는 열등감│과학으로 ‘증명’된 열등한 피│민족 개조와 인종 전쟁│민족주의의 등장│황색 식민지에 가득한 배제의 논리

3장 한국전쟁기: 피만큼 중요한 반공과 숭미
반공주의로 날을 세운 공격성│하나의 민족, 하나의 국가, 하나의 대통령│“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친미를 넘어 숭미로

4장 경제성장기: 경제력으로 가른 인종의 귀천
우리‘만’ 잘살아보세│“민족중흥의 역사적 사명”│발전주의와 가족주의의 결합

5장 세계화 시대: 무한경쟁과 타자 혐오
한민족의 생존을 도모하라│불안한 삶이 낳은 타자 혐오│군부독재 시대와 민주화 시대의 공통점

6장 ‘K’의 시대: ‘멋진’ 한국인의 그림자
다시 태어나도 한국인│한국 찬양과 타국 폄훼

2부 멸칭의 행간: 피부색, 민족, 경제력, 종교

1장 노란 피부 하얀 가면
백색 신화│Colours Maketh Man?│우리 안의 오리엔탈리즘│그들도 안다

2장 ‘흑형’: 개인을 집단으로 뭉뚱그리는 반흑인성
지배당한 자의 흑인 혐오│‘흑형’에 대한 고찰│한국인의 조건│수많은 피부색

3장 ‘짱깨’: 국가 폭력의 희생자가 된 화교
비슷해서 더 싫다│당신은 몰랐던 화교의 역사│국가 주도의 차별│조선족이라는 이유

4장 ‘튀기’: 혼혈인 배제로 쌓은 한민족 신화
“밑바닥 인생 중에서도 최고 밑바닥”│아버지의 나라를 찾아서│환대의 조건, 금의환향│다문화 없는
숨겨진 역사, 배제된 존재들

한국 근현대사는 대개 온갖 역경을 헤쳐나온 과정으로 설명된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달성한 산업화’, ‘피로써 쟁취한 민주화’ 등은 그 자체로 우리의 자랑스러운 이력이다. 하지만 저자는 이 이력 뒤에 ‘배제의 논리’가 숨어 있다고 설명한다. 한민족이 똘똘 뭉치기 위해서는 강철을 제련하듯 ‘불순물’을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태도는 개화기에 발행된 《한성순보》 《독립신문》 등 최초의 근대적 매체들에서부터 찾아볼 수 있다.

[‘흑형’_개화기에 수입된 반흑인성]

“흑인들은 … 동양인보다도 미련하고 흰 인종보다는 매우 천한지라.” 1897년 6월 24일 자 《독립신문》 사설은 흑인을 이렇게 묘사했다(38쪽. 반(反흑인성이 노골적인데, 당대의 엘리트인 윤치호는 미국 사회의 흑인 차별을 정당한 일이라고까지 주장했다(41쪽. 여기에는 하루빨리 문명화해야 한다는 절박함, 그러려면 나태함이나 미련함 같은 흑인성이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경계심이 깔려 있었다.
수천 년간 다른 인종을 접한 경험 자체가 없던 한국인이 개화기 들어 몇 년 만에 인종주의자가 된 것은, 미국을 근대화의 선생으로 여겼기 때문이다(28~29쪽. 미국이 왜 ‘아름다운 나라[美國]’인지 설명하는 1884년 2월 17일 자 《한성순보》 사설은 숭미주의적 시각을 잘 보여준다(25~26쪽. ‘미제’라는 이유만으로, 인종주의조차 비판 없이 수용했던 것.
이후 근현대사 내내 미국의 대중문화가 대거 유입되며 반흑인성은 인종의 문제에서 피부색의 문제로 확장되었다(127~128쪽. 2019년에는 수단 출신의 이주노동자가 세탁 업체에 채용되었다가 며칠 만에 해고당했다. 해당 업체의 고객사인 어느 호텔에서 피부색이 어두운 사람이 세탁 업무를 맡는 게 싫다고 항의했기 때문이다(125쪽.
‘흑형’이라는, 얼핏 친절하게 느껴지는 호칭 뒤에는 이러한 반흑인성이 숨어 있다. ‘흑인은 예체능에 강하다’는 편견에 기반하는 데다가, (‘황형’, ‘백형’이 없다는 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