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마스크, 친숙한 사물의 낯선 이면 현재환
1부 코로나 마스크의 물질문화와 정치
1장 코로나 시대의 마스크와 물질성 세라 베스 키오
2장 코로나 마스크의 다면성 홍성욱
3장 마스크의 시간: 마스크를 통해 다시 본 코로나 경험 금현아, 섀로나 펄, 스콧 놀스, 트리디베시 데이
4장 일본의 수제 마스크와 젠더 질서의 강화 미즈시마 노조미, 야마사키 아사코
2부 마스크 정치의 지구사: 흑사병부터 스페인 인플루엔자까지
5장 근대 초기 유럽의 흑사병과 역병 의사 마스크 마리온 마리아 루이징어
6장 근대 일본의 마스크 문화 스미다 도모히사
7장 1911년 만주 페스트와 중국에서의 마스크의 역사 장멍
8장 1918년 인플루엔자 범유행과 반-마스크 시위 브라이언 돌런
3부 한국 사회에서의 마스크의 정치: 스페인 인플루엔자에서 코로나19까지
9장 식민지 조선에서의 마스크: 방역용 마스크에서 가정 위생의 도구로 현재환
10장 황사 마스크에서 코로나 마스크까지: 변화하는 공기 위협에 대응하는 일상적인 사물 김희원, 최형섭
11장 코로나19 시대 한국의 마스크 생태계 장하원
주
에필로그: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마스크 홍성욱
필자 및 옮긴이 소개
출전
‘역병 의사 마스크’와 중국의 ‘우씨 마스크’
그리고 식민지 조선의 ‘마스크당’ 출현까지… 마스크의 사회물질적 역사 탐구
이 책은 마스크가 친숙한 사물이 되기 이전의 낯선 측면들을 인류사 속에서 변화해온 다양한 사회적, 정치적, 문화적 문맥에 놓고 살핀다. 이를 위해 멀게는 18세기 유럽의 페스트 유행 당시 등장한 역병 의사 마스크부터 1911년 만주 페스트와 1918~19년의 스페인 인플루엔자 팬데믹을 거치며 다양한 종류의 방역용 마스크가 등장하는 양상, 코로나 사태 전후 한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대규모로 마스크를 착용하게 되는 과정과 그 여파, 마스크 폐기물이 야기한 환경 문제 등을 추적한다. 전 세계인이 동시에 대규모로 마스크를 착용하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겠지만, ‘마스크’라는 물건 자체는 매우 오래전부터 사용되며 자체의 역할을 수행해왔다.
이 책에 수록된 글들이 공통적으로 가장 주목하는 것은 마스크의 물질성과 이를 둘러싼 물질적 차원이다. 마스크의 형태와 재질, 제작 과정, 마스크 생산 및 수급 체제, 품질 관리 제도, 성능시험 등 마스크의 물질성과 관계된 다양한 실천들이 다루어진다. 예컨대 독일 의학사 박물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전시품 중 하나인 역병 의사 마스크가 있다. 필자는 중세 페스트의 상징처럼 통하는 소품인 이 마스크를 복원, 조사하는 과정을 소상히 그려내면서, 그 진위 여부를 밝히고 언제 이런 마스크가 어떠한 목적에서 만들어졌는지 상상해본다. 한국이 다른 나라에 비해 코로나 마스크 수급에 재빠르게 대처할 수 있었던 이유를 산업적, 제도적 인프라의 구축에서 찾으며, 이를 지난 20여 년간 한국이 겪어온 공기 위협의 차원에서 분석한 글도 유의미하다.
마스크의 정치 또한 이 책의 중요한 한 축이다. 1911년 만주 페스트 유행 당시 우롄더가 발명했다고 역사에 기록된 ‘우씨 마스크’를 통해서는 동양식 물건을 서양과 동등한 과학적 성취로 인정하지 않고자 한 서양의 문화 헤게모니를 읽어낼 수 있다. 코로나 사태 초기 마스크 착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