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남들이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잖아”
각자가 지닌 외로움과 혼란함을 위로해 주는
따스한 위로와 응원의 목소리
『페어링』은 삭막한 입시 전쟁을 치르는 청소년에게 따뜻한 격려와 위로가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보여준다. 아무도 나를 인정해 주지 않고, 무시당하는 데에 익숙해진 수민과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안고 괴로워하는 세진 사이에서 일어나는 ‘시험 점수’와 관련한 사건은 청소년 독자에게 결코 낯선 이야기만은 아닐 것이다.
이야기는 입시, 시험과 같은 현실적인 주제를 학교 방송부에 전해 내려오는 소문과 그와 관련한 신비로운 목소리라는 독특한 소재로 풀어낸다. 방송실에 버려져 있던 이어폰 속에서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주인공 수민뿐만 아니라 독자 역시도 그 목소리를 따라 서서히 고조되는 사건을 따라가게 되는 것이다.
이어폰 속 목소리는 학기 첫날부터 친구들에게 외면당하고, 공부를 위해 많은 것을 포기하고 괴로워하는 인물들에게 위로의 문장을 끊임없이 건넨다. 이들에게 진정 필요한 것은 우수한 성적과 다양한 스펙이 아니라 ‘나’라는 존재 자체로도 충분히 가치 있다는 믿음과 용기의 한 마디일지도 모른다.
“그래, 우리 함께 살아 내자. 함께 이 지난한 시간을 통과하자”
막막하고 위태로운 청소년의 오늘을 어루만지는 격려의 문장
십 대를 지나고 있는 많은 청소년이 ‘나’라는 존재가 숫자 속에 갇혀 등수로 매겨지는 데에 익숙할 것이다. 그런 청소년들에게 소설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이 뭐였는지, 나의 존재가 정말로 등수와 점수로 매겨지는 것이 옳은 것인지를 끊임없이 묻게 하고, 진정한 ‘나’라는 존재 가치를 고민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누군가에게 학창 시절은 가장 눈부시고 값진 순간이겠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가장 괴로운 시간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모두의 학창 시절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목소리가 소설 바깥의 수민과 세진에게까지 닿기를 바란다. 누군가 나의 괴로움과 고민을 들어주길 바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