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 you come at four o’clock in the afternoon, then at three o’clock I shall begin to be happy.
(만약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난 세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What makes the desert beautiful is that somewhere it hides a well.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샘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야
What is essential is invisible to the eye.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아
친숙함을 넘어 당연하게까지 느껴지는 이 문장들이 <어린 왕자>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새삼 경이로움이 밀려온다. 평소에는 의식조차 못 하지만 사실은 매순간 우리에게 생명을 불어넣는 공기와 같이, 시대를 관통하는 고전은 골똘히 생각하지 않아도 매순간 우리의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필사는 이러한 고전의 가치를 보다 깊이 체험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수없이 반복해서 읽은 책이라도 막상 그 문장들을 글로 써보면 전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글자 하나, 조사 하나, 심지어 구두점 하나까지도 저마다의 의미를 품고 우리의 눈과 마음에 각인된다. 필사를 통해 좋은 책을 오롯이 소화하는 시간은 삶을 바라보는 시선을 변화시킨다. 뛰어난 작가들이 하나같이 명작 필사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단순히 문장력을 키우라는 의미가 아닐 것이다.
필사라는 통로를 통해 두 사람의 순수한 우정에 동참하는 행복을 누리길 바란다. 그 시간을 통해 살아오며 조금쯤 잃어버렸을지 모를 자신의 순수함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