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가치상 수상작가 솔 운드라가의 신작 『수박을 쓴 여우』
『여름 안에서』로 2018년 볼로냐 라가치상을 수상한 작가 ‘솔 운드라가’가 『수박을 쓴 여우』를 들고 찾아 왔다. 『수박을 쓴 여우』는 2021년 화이트 레이븐스 선정작으로 고정관념을 깨고 나답게 살아가고자 하는 이들에게 보내는 따뜻하고 유쾌한 응원이 담겨 있다.
토끼 고기보다 수박을 더 좋아하는 여우 고기 씨의 나답게 살기
여우다운 구석이라고는 겉모습과 이름뿐인 고기 씨. 고기를 먹지 않는데다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수박인 고기 씨의 삶은 녹록치 않다. 평생 파리 한 마리 잡은 적 없음에도 자신을 여느 여우 바라보듯 하는 토끼들의 불안한 시선을 더 이상 견딜 수가 없다. 그나마 다행인 건 고기 씨는 자신이 뭘 좋아하는지 잘 알고 있다는 것. 그러던 어느 날, 고기 씨는 ‘채식주의자들의 계곡’에서 멋진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길을 나선다. 아닌 게 아니라 여러 동물들이 어울려 축제가 벌어지는 그곳은 천국에 다름 아니다. 하지만 고기 씨의 발목을 잡는 것은 자신의 겉모습. 고기 씨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 여우다운 꾀를 낸다. 과연 고기 씨는 ‘채식주의자들의 계곡’에서 좋아하는 것을 마음 놓고 좋아할 수 있을까? 자신의 삶을 자신답게 꾸릴 수 있을까?
나답게 살아야 타인을 존중할 수 있다
이름은 ‘고기’지만 채식을 하는 여우 고기 씨. 작가는 이런 고기 씨 통해 이름이나 겉모습으로 상대를 판단하는 세태를 꼬집는다. 고기 씨는 축제에 가기 위해서 여러 가지 꾀를 낸다. 그런데 대부분은 나를 감추는 변장을 하는 것. 누구나 채식주의자로 보게 토끼도 되었다가 오리도 되어 보지만 만족스럽지 않다. 마지막으로 고기 씨는 수박을 머리에 쓰고 축제가 열리는 뗏목으로 향한다. 자기를 몰라보는 이들과 신나게 어울리고 있는데 갑자기 수박이 벗겨져 버린다. 이제 고기 씨는 어떻게 되는 걸까?
작가의 메시지는 ‘채식주의자들의 계곡’에 모여든 동물들을 소개하는 장면에서 결정적으로 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