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두언 RE: START
○ 우석영, 이동을 다시 생각한다
● 다시쓰다 RE: WRITE
○ 주용기, 위대한 비행을 감행하는 새들과 사람의 평화로운 공생을 바라며
― 무분별한 개발을 중단하고, 공생 방안을 적극 마련해야
○ 서재현, 어떤 것도 바뀌지 않았다
○ 홍경실, 앙리 베르그송의 지속과 시천주자侍天主者의 거듭 개벽
○ 강주영, 시작된 개벽-생산문명에서 생성문명으로의 이동
● 다시뿌리다 RE: ACT
○ 권이현, 치유_내 안의 한울님을 발견하고 모셔가는 일
○ 서혜연, 사랑을 물려 줄 수 있을까
○ 이무열, 문명전환 하는 지리산정치학교― 연결된 사이에서 생성되는 문명전환의 정치 플랫폼을 지향하며
○ 신채원, 생명학연구회, 무엇을 연구할까 (2 ― 〈지구인문학의 시선〉을 함께 읽다
● 다시닦다 RE: CULTIVATE
○ 라명재, 천도교 수도와 수련
● 다시읽다 RE: READ
○ 홍박승진, 새로 찾은 1938년 이전 윤석중 작품 44편
○ 이은홍, 왜 지금도 개벽인가? ― 『개벽의 사상사』를 읽고
● 다시잇다 RE: CONNECT
○ 이쿠다 조코·혼다 미사오, 조성환·문준일 번역, 사회개조 팔대사상가 ― 2. 크로포트킨
○ 이돈화, 개벽라키비움 현대어역, 제사문제를 기회로 영혼 문제를 일언하노라
○ 이필우, 박길수 현대어역, ‘하늘이 기뻐하는 네 가지’에 관한 이야기天有四喜說
‘이동(移動’이라는 단어는 ‘변동’이라는 단어보다 좀 더 구체적 이미지와 더불어 환기된다. 그건 이동이라는 용어가 장소성을 함축하기 때문이다. 공간과는 달리 장소는 구체적인 체험의 영역이고, 바로 그 장소를 옮기는, 살(肉로 체감되는 행동을 우리는 이동이라고 부른다.
46억 년에 이르는 장구한 지구의 역사도 ‘이동’이라는 키워드로 읽고 그림 그려볼 수도 있다. 불기운으로 가득한 거대한 구체(球體였던 원시 지구에서는 각종 가스들이 지구 밖으로 이동을 시작하지만, 지구 인력이 그 이동을 가로막는다. 그렇게 해서 대기권이 형성되었다. 그 대기를 ‘장소’로 하여 열의 이동과 대륙의 이동이 되풀이 되는 가운데 지구-암석은 점차 층을 이루게 된다. 그리고 ‘대도약’이라 칭할 만한 사건이 터져 나왔다. 박테리아가 바다에서 탄생한, 과학자들이 여전히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는 신비한 사건이었다.
이어서 광합성 하는 박테리아가 바다에서 나타나자, 이번에는 산소가 바다에서 대기로 대이동을 시작했다. 대륙의 융기라는 땅의 이동이 발생한 후, 녹조류를 선두로 바다 식물들이 육상으로 이동했는가 하면, 뭍으로 서식지를 옮긴 식물들은 씨를 만들고 키를 키워 더 멀리 퍼져나갔는데, 이들의 행동 역시 서식지 넓혀가기 또는 서식지 이동이라 부를 만한 것이었다. ‘동물’이라는 말은 숫제 ‘[이]동하는 [생]물’이라는 뜻이다. 살기 알맞은 장소에 터잡고 살기란 식물만이 아니라 동물에게도 긴요하다는 간명한 이 진리는, 지금도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하며 사는 여러 철새들이 생생히 입증해 주고 있다.
인류의 여러 민족과 부족에게도, 더 살기 좋은 곳으로의 이동은 지구가 요청한 제일의 명령이었다. 물이 풍족한 곳, 먹이가 넉넉한 곳, 숲이 있는 곳―이런 곳을 찾아 수만 년 전 현생 인류는 걷고 또 걸었다. 나중에는 곡물과 과실수를 기르기 좋은 땅을 찾아 이동했고, 세월이 더 지나자 어디에 자리 잡는 것이 좋은지를 다루는 사상(풍수 사상이 태동하고 발달했다. 또한 더 큰 부와 권력을 찾아 많은 이들이 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