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경은 읽는 독자의 수준과 목표에 따라 다양한 양태로 우리 앞에 나타난다. 때로는 허무맹랑하게 보이고, 때로는 이야기 책처럼 보이고, 때로는 한없이 무거워서 감당하기 힘든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자신만의 도를 깨닫게 되면 깃털처럼 가볍고, 즐거운 책이 되며, 잊혀져 버리는 글들이 된다.
이 책은, 도덕경을 경시하던 내가, 삶에 대한 성찰을 통해 도덕경이 갖는 위대한 사상을 깨닫고, 그 사상의 요체를 담담히 적은 기록이다. 도덕경은 나에게 불필요한 책이었고, 무거운 책이었다가 가벼운 책이 되었으며, 이제는 잊혀지는 책이 되고 있다. 나는 독자들이 나와 같은 과정을 통해 삶 속에서 도도히 흘러가는 자연, 그 속에 넘치는 듯한 도, 그리고 그 도를 품은 마음으로 인생을 살아가길 바란다.
삶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삶을 대하는 나의 마음이다.
도덕경은 우리의 마음을 변화시킬 수 있는 극소수의 책 중의 하나이다. 마음이 변하면 내가 변하고, 주변이 변하고, 사회가 변하고, 온 세계가 변하고, 온 우주가 변한다.
나는 이 책에서 도를 체화해서 이 세상 속에서 조용히 살아가고 있는 사람을 덕인으로 칭하고 있다. 덕인은 바보처럼 순수하게 세상을 살아가며,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인간과 사회 속의 다양한 관계 속에서 자유한 삶을 살며, 대도시의 빌딩 숲 속에서도 대자연을 느끼며 살아간다. 노자는 이런 인물을 우인, 즉 어리석은 사람이라 표현하고 있다. 우인은 말세의 세상에서 얽매이지 않는 삶을 사는 철학자인 셈이다. 우리는 덕인, 우인, 철학자가 되어야 한다.
이 책의 내용은 기존 도덕경의 책들과는 많이 다르다. 아마 다른 도덕경 책을 본 독자라면 조금만 읽어도 결이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순수하게 개인적인 성찰로만 글을 쓰기위해 노력했다.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도와 덕이 갖는 실제적인 의미를 깨달아 덕인이 되기를 바란다. 도와 덕을 잊고 진정한 자유함을 얻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