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글
페미는 걸러지지 않았습니다
1장. 메갈도 취업을 합니다
미투를 어떻게 생각하냐고요?
안전지대는 끝났다
옆자리 여자와 연대할 수 있을까?
2장. 우리는 우리의 방식대로 싸운다
얼마나 씩씩해야 할까?
여기자는 일하기 편하다는 말
롤 모델 여자 선배 찾기
화내지 않으면서 싸우는 법
업무에 페미니즘 묻히기
3장. 남들처럼 잘 살고 싶다는 욕망
어쩌면 나 결혼할지도 몰라
한남은 싫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
몸과의 불화를 멈출 수 있을까?
‘여성적’ 취미를 위한 변론
‘정상에서 만나자’가 담지 못하는 것들
4장. 그래도 세상은 바뀝니다
우리는 역사의 한가운데 있는지도 몰라
유리천장을 깰 생각은 없었는데요
그 노래방이 사라졌다
서로의 얼굴을 확인할 때
나가는 글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친구들을 찾습니다
강렬한 경험을 공유하고 사회로 흩어진 친구들에게 던지는 질문
페미니스트 직장인 여러분, 다들 잘 살아남고 있나요?
사회에 진입해 적응하다 보니 페미니스트로서 새롭게 깨닫게 된 것들도 있다. ‘메갈’ 시절 비교적 쉽고도 명확하게 페미니즘 실천을 할 수 있었던 건, ‘그래도 되는’ 안전한 시절이었기 때문이라는 사실이다. 예전에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비혼’을 외쳤지만, 결혼이 안정적인 중산층으로 점프할 수 있는 지름길이란 걸 깨닫고 자신의 개인적인 욕망을 발견하는 페미니스트도 존재한다. ‘정상성’을 갖춰야만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사회에서 페미니스트들은 자신의 욕망과 신념 사이에서 갈등한다. 사회에서 수행해야 하는 꾸밈노동과 외모에 대한 강박으로 고민하기도 하고, 자신의 ‘여성적’ 취미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혼란에 빠지기도 한다. 달라진 환경에서 자신의 가치관을 재구성하는 과정을 통해, 여성들은 더 넓고 깊게 페미니즘의 영역을 확장시킨다.
사회에 진입한 페미니스트들은 바빠진 일상에 더해 백래시와 팬데믹으로 이전의 강력한 연대를 잃어버렸다고 느끼기도 하지만, 때로는 페미니즘이 바꾼 세상을 피부로 체감하며 전율하기도 한다. ‘야망’을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자기계발과 각자도생을 외치는 페미니스트들을 보면서 아쉬움을 느끼지만, 그래도 우리는 같은 정서를 공유하고 있다는 희미한 연대감이 분명히 존재한다.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로 약 7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몸집을 불린 거대한 백래시의 파도를 마주하고 절망하기도 하지만, 우리의 짧은 역사를 돌아보면 세상은 끊임없이 나은 방향으로 변해왔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감각하기도 한다. 혼란과 외로움, 막막함을 뚫고, 이 책은 비슷한 일상을 살고 있을 직장인 페미니스트들에게 다정한 질문을 던진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냐고. 안전한 공간에서 벗어나 낯선 곳에 도착하는 경험이 힘들지는 않았냐고. 이제 우리가 뭘 더 할 수 있을지, 앞으로 뭘 해야 할지를 이야기해보자고. 이 책은 ‘광장’에서 설치고 말하고 생각하던 시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