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판 출간에 즈음하여
헤이본샤 라이브러리판 출간에 즈음하여
한국어판 출간을 맞이하여[초판 서문]
책머리에
일러두기
서장 한글의 소묘
1. 한글의 구조
2. 『훈민정음』이라는 책
제1장 한글과 언어
1. 한글이라는 이름
2. 한국어의 세계
3. 말과 문자
4. 한국어는 어떠한 언어인가
제2장 <정음> 탄생의 자장
1. 문자를 <만든다> ― 한자의 자장 안에서
2. 자기 증식 장치로서의 한자
3. <한문훈독> 시스템
4. 한국어의 <한문훈독> ― <구결>의 구조
5. <질량을 가진 텍스트>
6. 서방에서 온 길 <알파벳로드=자음문잣길>의 종언
제3장 <정음>의 원리
1. 문자를 <만든다> ― 공기의 떨림에서 음을 잘라 낸다
2. <음>에서 <게슈탈트>로
3. 단음=음절문자 시스템의 창출
4. 사분법 시스템의 충격
5. 음의 변용을 <형태화>하다 ― 형태음운론으로의 접근
제4장 <정음> 에크리튀르 혁명 ― 한글의 탄생
1. <정음> 혁명파와 한자한문 원리주의의 투쟁
2. <용음합자> 사상 ― <지>의 원자를 묻는다
3. <정음>이여, 살아있는 것들의 소리를 들으라
4. <정음>이여, <나·랏:말ㅆㆍㅁ>을 ― 에크리튀르 혁명 선언
제5장 <정음> 에크리튀르의 창출
1. <정음>이여, 음을 다스리라 ― 『동국정운』
2. <정음>이여, 삼천세계를 비추라 ― 유불도의 길
3. <정음>이여, 천지 우주를 배우라 ― 『천자문』
4. <정음>이여, 우리의 가락을 ― 『두시언해』와 시조
5. <정음>이여, 이야기하라, 읊으라, 그리고 노래하라 ― <정음> 문예와 판소리
6. 고유어 혈맥과 한자한문 혈맥의 이중나선 구조
7. <정음> 반혁명을 넘어서
제6장 <정음> ― 게슈탈트의 변혁
1. <형태>란 무엇인가?
2. 정음의 <모양>과 <형태>
3. 신체성을 얻은 정음의 아름다움 <궁체>
제7장 <正音>에서 <한글>로
1. 鬪爭하는 <正音>, 투쟁하는 <한글>
2. 다시
동아시아 문화 역사의 혁명, 한글의 탄생!
이 책은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 문화 속에 자리 잡은 한글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살펴본 책이다. 언어학자인 노마 히데키는 ‘인간에게 문자란 무엇인가’라는 보편적인 질문을 통해 한글에 대해서 통찰하며, 한글 창제 이전의 문자 생활, 한글의 창제 과정, 마침내 한글이 한반도에서 ‘지’(知의 판도를 뒤흔들어 놓은 과정, 나아가 미적 형태의 발전에 이르기까지 한글이라는 존재를 입체적으로 살펴본다.
이 책은 단지 ‘한글’만을 이야기하는 책이 아니다. 한글 창제 이전부터 있어 왔던 수천 년 동안의 문자 생활 및 환경을 꼼꼼히 짚으며, 조선의 임금 세종과 학자들이 얼마나 깊은 이해력과 날카로운 분석력, 창조력을 통해 새로운 문자를 만들어 내고야 말았는지를 밝히고 있다.
한자문화권의 반대편에는 서방에서 동쪽을 향해 흘러 들어온 ‘알파벳로드’가 있었고, 세종 또한 그 존재를 알고 있었다. 아랍문자, 로마자, 몽골문자 등으로 가지를 치며 이어지는 이 ‘알파벳로드’에서 한글은 어떠한 영향을 받았고 통찰을 얻었을까, 그리고 어떤 모자람을 발견했을까? 이 광대한 이야기를 통해서, 아시아의 동쪽 끝 한반도에서 태어난 한글이 세계문자사적으로 어떠한 위치에 서 있는 존재인지를 넓고 보편적인 시야에서 바라볼 수가 있다.
극적으로 펼쳐지는 한글의 창제 원리
저자는 세종과 집현전 학자들에 의해 이루어진 ‘한글의 탄생’ 과정을 언어학적으로 재현한다. 귓가에 들려오는 자연의 소리로부터 ‘음’의 단위를 추출해 내고, 이들을 각각 ‘자모’로서 형상화해 설계해 내는 과정을 설명한다.
한글은 문자체계로서 훌륭하게 창제되었으나, 완벽한 것은 아니었다. 한글의 진정한 완성은 그 문자가 실제로 사람들에 의해 문장이 되고, 글이 되고, 책이 되고, 글씨가 되어야만 가능한 것이었다. 세종이 가장 먼저 부딪힌 최만리의 유명한 상소가 담고 있는 진정한 의도를 풀어 내고 이에 대한 세종의 반론을 서술한 부분은 이 책의 압권이다.
이 책에서는 한글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