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 베토벤이 있다면, 한국에는 윤이상이 있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예술가
윤이상이 쓴 유일한 책!
윤이상은 대한민국보다 세계에서 더욱 이름 높다. 세계의 음악애호가들이 찬사를 아끼지 않는 20세기 가장 중요한 현대음악가. 그럼에도 한국의 대중에게는 아직 낯선 윤이상을 두고 한 음악가는 방송에서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윤이상 선생님은 교과서에 실려야 하는 분이에요. 시간이 지나면 윤이상 선생님은 반드시 모차르트나 베토벤처럼 우리 현대음악사에서 중요한 음악가로 기록될 것입니다." - 유희열
전후 대한민국의 복잡한 정치사에 휘말리고 이념의 프레임에 갇혀 잊혀진 이름, 윤이상.
이 책은 이념과 정치를 떠나 인간 윤이상의 진면목을 보여주는 동시에, 무엇보다 윤이상이 직접 쓴 유일한 책이라는 점에서 의미 깊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막막한 유학생활 중에 얇고 작은 항공우편 편지지에 깨알 같은 글씨로 빼곡하게 채워 넣은 글에는 어떤 평전에서도 만날 수 없고 지금껏 역사의 그늘에 가려 있던 인간 윤이상의 생생한 목소리가 그대로 담겨 있다. 그 진솔한 고백을 읽고 있노라면 누구라도 인간 윤이상이 어떤 성격의 사람인지 짐작할 수 있다.
책 속에서
당신이 이 편지를 받을 날은 내가 서울비행장을 떠난 지 만 2년이 되는 날쯤 될 것이오. 내가 재작년 6월 2일에 서울을 떠났으니까 내가 당신 없이 이곳에 와서 2년 동안 이룬 것이 무엇인가 생각해 보았소.
나의 몸은 한국을 떠날 때보다 좋아졌으며 늙지 않고 당신을 위해서 그대로 있고 나는 작곡 이론 공부를 했고 작품으로서 한국서 착수했던 <관현악 조곡>과 <피아노삼중주> 소품을 파리에서 마치고 그리고 백림 와서 <바이올린을 위한 환상곡>과 <현악사중주> 각 1곡을 작곡했소. 불어, 영어, 독일어의 보통용어가 수월하게 통용이 되며 꽤 많은 지방을 여행하며 견문을 넓혔소. 그러나 더욱 귀중한 업적은 내가 당신에게 보낸 120통의 편지(평균 5통이오. 이것이야 말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