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
제1부 카톡으로 말 거는 선생님
선생님이 된 날 / 쉬운 일이 없다 / 바보 같은 선생님 때문에 / 담배 골목 / 아빠 얼굴 보기 / 무장 해제 / 큰일 날 뻔했다 / 쪼그리고 자기 / 하지 않은 말 / 지금 가요 / 아무도 없는 게 아니었다 / 감기 / 우울증 / 밑줄 쫙
제2부 그 고시원엔 고딩이 산다
더부살이 / 재활용 쓰레기 / 고시원에서 빨래 널기 / 고시원에서 창문 달기 / 고시원에서 짜장면 먹기 / 오, 나의 밥님! / 피곤한 여자 / 성주의 눈물 / 고시원 다이어트 / 유령도 외로움을 탄다 / 잠 못 이루는 밤 / 냉장고 열어보기 / 고시원에서 겨울나기 / 사랑스런 내 운동화 / 눈 오는 날 / 화분 가꾸는 남자 / 원형 탈모
제3부 한바탕 랩
스프링클러 / 황하원 / 교장 선생님 / 뿔뿔이 / 내 친구의 매력 / 멀미와 초콜릿 / 플랫폼에서 / 복숭아 향기 / 따로국밥 / 장미의 매력 / 구름을 보며 / 그래도 시간은 간다 / 이유도 모른 채 / 잘했어 / 한바탕 랩 / 그런
제4부 기적을 만났습니다
내 인생에 기적 / 가족화 / 기침이 난다 / 조용히 해 / 죄송해요 / 문장 완성하기 / 기적 / 내가 게임에 빠진 이유 / 숨은그림찾기 / 어쩌나 / 그래도 봄날 / 아으르 다으 / 우리 집 가훈 / 역대급 사치 / 바다라 생각해 주세요 / ‘난 할 수 없어’의 장례식 / 가지 마세요, 쌤
작품 해설 : 톡, 톡, 찾아오는 기적 만나기_장정희
학교가 지옥이고, 입시 감옥같이 느껴질 때가 있어. 그렇지만 김애란 시에 나오는 또 다른 우리는 학교는 ‘기적’을 찾고 있어. “보고 싶다. 학교 와라” 이 한마디의 부름에 우리는 완전 해방이야. “쌤, 저 지금 가요!”(「지금 가요」 하고 힘껏 뛰어가는 우리. 우린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놈”(「우울증」이 절대 아니었다니까.
“잘하고 있어.”
“다 잘될 거야.”
이 한마디에, 우리는 기적이란 번갯불에 내리꽂히는 불덩이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아다니는 우리의 방황과 질주. 그 속에서도 ‘쌤’의 위로는 언제나 마음의 피난처야. 그러니까 학교에서 기적을 만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어, 그렇지? (중략
김애란 시는 우릴 뜨겁게 해. 아무리 비좁은 방, 창문 없는 방이라도, 이처럼 따뜻하고 눈물이 가득한, 뜨거운 시는 퍽 오래간만이야. 몇 번이고 읽고 되뇌고, 나도 모르게 또 읽고 있어. 김애란 시인을 만나면 꼭 말하고 싶어. “이 시집에는 또 다른 나의 한쪽이 있어요”.라고.
김애란 시에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독백을 듣게 돼. 가끔 가끔 시집을 펼치면, 우리를 위로해 주는 시인의 따뜻한 눈을 만나게 돼. 한 편 한 편 읽다 보면 아픔과 아픔이 서로 이어지려고 해. 그러다가 피식, 함께 웃어 줄 것만 같은 시들이 가득이야. 학교와 사회의 경계를 왔다 갔다 하면서 지내야 하는 청소년들. 우리는 서로 닮은꼴이야.
우리는 함께 학교에서 일어날 ‘기적’을 꿈꾸고 있어, 그치? 우리, 거창한 이야기 하지 말자고. 비루하고 비참한 인생 이야기는 마치 어른들 세계의 전유물인 것처럼 떠들지만, 꽃잎처럼 섬세한, 꿀물처럼 달콤한, 꽃봉오리 속 세계에도 얼마나 깊은 아픔이 꿈틀거리고 있는지, 그걸 어른들은 알까?
우리의 삶은 디테일 그 자체야. 청소년기를 지나는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지. 마치 씨줄 날줄이 교차하며 조밀하게 짜인 직조물처럼. 그렇지만 직조물은 조그만 불씨에도 너무나 가볍게 구멍이 나거나 후룩 타 버릴지 몰라. 그런 두려움의 곡예를 우리는 늘 상상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