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학교에서는 무얼 배울까?
우리만 학교에 다니는 게 아닌가 보다. 꼬마 유령들도 학교에 가는 것을 보면 말이다. 유령 학교에서는 어떤 과목들을 배우는지 궁금하다. 유령 학교에서는 ‘깊은 밤에 깨어 있기’를 배운다. 유령은 깜깜할 때 나타나야 하니까. 여기저기 떠다니며 사람을 괴롭혀야 하니 ‘두둥실 떠다니기’도 배우고, 무시무시한 유령들의 무용담도 배운다. 그중에서 가장 으뜸인 것은 ‘진짜 유령’ 수업이다. 사람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려면 끔찍하고 무서운 소리를 내야 하니 유령이 되려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과정이다. 꼬마 유령 스파르타쿠스는 무시무시한 유령이 될 수 있을까?
특별한 유령, 스파르타쿠스
스파르타쿠스는 무시무시한 소리를 내고, 온갖 못된 짓을 하는 유령과는 거리가 멀다. 상상하기를 즐기고, 꽃을 사랑하는 유령이다. 고양이와 친구가 되는 친화력도 가졌다. 으스스하고 공포스러운 메아리 탑을 아름답게 꾸밀 줄도 안다. 무엇보다 친구들을 배려할 줄 아는 따뜻한 유령이다. 유령 친구들은 스파르타쿠스의 친절과 배려 덕분에 행복해진다. 일부러 나쁜 짓을 하지도 않고, 인사도 빼놓지 않는다. 예의 바르게 행동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한다. 스파르타쿠스처럼 말이다. 친절과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능력, 이것이 스파르타쿠스가 가진 특별함이다.
무채색과 대비를 이루는 스파르타쿠스
이 책은 유령이 활동하는 밤을 배경으로 구성해 검은색과 회색이 주를 이룬다. 하얀 유령들 사이에서 발그레한 스파르타쿠스를 찾기는 어렵지 않다. 책을 넘기면 장면에 따라 색이 달라진다. 스파르타쿠스가 다니는 유령 학교가 무채색이라면 스파르타쿠스가 쫓겨난 메아리 탑은 처음엔 무채색이다가 고양이 리본과 함께하는 다음 장면부터는 따뜻한 색으로 바뀌는 식이다. 친구들과 함께하는 마지막 장면은 난로와 촛불의 느낌이 살아 더욱 따뜻한 느낌이 든다.
히도 반 헤네흐텐의 따뜻한 유령 이야기
어른들은 “유령은 이야기에나 나오는 거야.”하고 말했지만 작가는 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