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제1부 요시다 쇼인과 이탁오
1. 하나의 만남
2. 참다움과 거짓
3. 광기와 우둔함
4. 지기를 찾아서 1: 나를 이기는 친구
5. 지기를 찾아서 2: 나를 알아주는 주군
6. 죽음이라는 글자 1: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7. 죽음이라는 글자 2: 어떤 회심
제2부 이탁오, 그 사람과 사상
1. 76년의 생애 1: 개처럼 산 50년
2. 76년의 생애 2: 박해받은 70대
3. ‘무無’와 ‘참다운 공眞空’
4. 두 개의 양명학
5. 이탁오 그 후
맺음말
옮긴이의 말
주인공이 2명인 평전, 파괴적 혁신
국내에 이미 이탁오 평전은 2~3종이 나와 있다. 그중 널리 읽힌 건 2005년에 나온 돌베개판 『이탁오 평전』 으로 중국 언론인 옌례산이 이탁오의 생애 전반을 따라가며 시대와의 불화를 그려낸 책이다. 반면 미조구치 유조의 평전은 이탁오의 삶의 궤적을 조망하는 데 중점을 두기보다는 그의 개성을 극대화해 그를 중국의 어떤 시기를 대표하는 상징적 아이콘으로 만드는 데 더 큰 목적이 있다. 즉, 이탁오라는 인물의 카리스마와 내면적 고투를 심층적으로 깊게 응시해보고 싶은 독자라면 미조구치의 안내를 받아볼 만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여러 면에서 평전의 틀을 깨고 있는 작품이다. 보통 평전이라 하면 대상 인물의 일대기와 주요 변곡점, 주변이나 사회와의 갈등, 그것을 넘어선 업적들을 드라마적으로 다루기 마련인데, 미조구치는 그러한 평전의 틀을 완전히 벗어나서 이탁오에 대한 조망을 시도했다. 그는 요시다 쇼인吉田松陰(1830~1859이라는 일본 막부 말기의 광인狂人을 이 책의 또 다른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요시다 쇼인이 누구인가! 우리에게 그는 정한론征韓論을 주창해 메이지 시기 국수주의자들을 제국 침략자들로 변모시킨 정치적 흐름의 출발점에 서 있는 인물로 인식되어 있다. 특히 우리와 악연이 깊은 조슈번에 소속되어 병학을 연구하고, 제자들을 존왕파로 길러낸 교육자로서, 일본으로부터의 침략과 병탄의 근대사를 공부할 때 여러모로 눈엣가시 같은 존재라 할 수 있다.
어쨌든 요시다 쇼인이라는 존재로 인해 이 책은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내러티브 구조를 띠게 된다. 즉, 1858년의 요시다 쇼인이 감옥에 갇혀 우연히 이탁오의 『분서』를 읽게 되고, 거기서 자기와 똑같은 인물을 발견한 뒤 삶과 죽음에 대한 커다란 깨달음을 얻으며, 이탁오는 쇼인이라는 이 문제적 인물의 짧은 30년의 생애에서 마지막 1년을 강렬하게 타격한 원천으로 재조명된다. 책의 서두가 쇼인이 투옥되는 장면에서 시작해 그가 감옥 안에서 자신을 배신한 친구들에게 절교의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