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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고기의 인문학 - 미안하고 불안하지만 끊을 수 없는 고기의 매력이 만든 역사
저자 정혜경
출판사 따비
출판일 2019-09-30
정가 17,000원
ISBN 9788998439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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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내며 ?5
들어가며 한국인에게 고기란 무엇인가 ?15

1부 고기를 밝힌 한국인

1장. 간추린 고기 역사 1: 선사 시대에서 고려까지 ?20
신석기인들은 야생 육류를 먹었다 ?20
부족국가 시대, 가축을 사육하다 ?26
삼국시대, 고기 음식의 시대 ?28
고려, 불교 숭상과 육식의 쇠퇴 ?32
2장. 간추린 고기 역사 2: 조선 시대에서 현대까지 ?39
조선 시대의 쇠고기, 금하고 탐하다 ?39
조선인의 눈에 비친 외국의 고기문화, 외국인의 눈에 비친 조선의 고기문화 ?52
일제강점기의 고기 사정 ?57
3장. 그림과 문학 속 고기 풍경 ?65
풍속화 속 고기구이 장면 ?65
판소리 다섯 마당에 드러난 고기문화 ?78

2부 한국인의 상용 고기 이야기

4장. 삼겹살의 나라, 한국의 돼지고기 ?94
언제부터 돼지고기를 먹었을까 ?95
세계인과 돼지고기 ?100
돼지고기는 어떻게 먹었나 ?104
5장. 한국인의 질긴 사랑, 쇠고기 ?115
소는 언제부터 사육되었을까 ?116
쇠고기, 뇌물에서 놀이까지 ?120
고기 요리에 알맞은 소 부위와 그 이름 ?124
6장. 치맥과 삼계탕의 나라, 닭고기의 역사와 문화 ?129
닭의 기원을 찾아서 ?130
예나 지금이나 가장 많이 먹는 고기 ?134
현대인이 즐기는 닭고기 요리들 ?139
7장. 서민들의 단백질 공급원, 개고기 ?146
개고기 식용의 역사 ?147
개고기는 보양식이었다 ?152
개화기, 개고기 식용에 놀란 외국인들 ?156
8장. 한국인이 즐긴 다양한 고기들 ?159
우리도 양을 사육하고 먹었다 ?160
납일에 먹는 시절식, 사슴고기 편육과 참새고기 ?167
제주도에서 주로 먹은 말고기 ?170
수궁가의 토끼 간, 토끼고기 ?173
음식보다는 약, 거위와 오리 ?175
이름도 많은 염소 ?178
조선의 중요한 식재료, 꿩과 메추라기 ?181
조선 시대에는 곰 발바닥을 먹었다 ?186

3부 다양한 고기 조리의
고기를 통해 본 한국인의 역사
반구대 암각화에서 돼지 팔러 시장에 나가는 농민들까지

주식인 밥조차 넉넉히 먹은 지 얼마 되지 않는 우리 민족은, 고기에 대한 이 갈증을 어떻게 해소해왔을까? 저자는 선사 시대부터 일제강점기까지의 고기 역사를 살펴본다.
울산 대곡리의 반구대 암각화는 이 땅에 살았던 선사인들의 무엇을 염원했는지를 보여준다. 고래와 사슴 등 바다와 육지의 동물 그림과 사냥하는 장면들이 묘사된 이 암각화는 선사인들이 바다와 육지의 동물을 사냥해 먹었음을 보여준다. 바위 표면을 일일이 쪼며 동물의 그림을 그렸던 선사인들의 의지는 아마도 생존에 대한 열망이었을 것이다. 부족국가 시대에 오면 동물을 사육하게 되었다. 《삼국지》 ‘부여전’에 나오는 마가馬加, 우가牛加, 저가猪加, 구가狗加, 견사犬使라는 벼슬 이름은 당시 주요하게 사육된 동물이 무엇인지 알려준다. 말, 소, 돼지, 개는 고기와 가죽, 기름, 그리고 노동과 이동의 편의까지 인간에게 제공하는 귀한 자산이라 공동체 차원에서 관리되었으리라.
삼국시대가 되자 계급이 분화되었다. 고구려의 안악 3호분 벽화에는 외양간과 마구간뿐 아니라 고기를 보관하는 저장고도 그려져 있다. 여러 고기를 갈고리에 꿰어 걸어놓은 이 저장고는, 귀족이란 고기를 넉넉히 먹을 수 있는 계급이었음을 알려준다.
고려와 조선은 각기 다른 이유로 소의 도축을 금지했다. 불교국가였던 고려에서는 살생과 육식을 금지하기 위한 우금령이 여러 차례 반포되었다. 송나라 사신 서긍은 《고려도경》에서 고려인들의 고기 다루는 기술이 형편없다고 묘사했다. 그러다 고려 말기 원나라의 영향으로 육식이 널리 확산되었다. 유교국가 조선이 우금령을 계속 반포한 까닭은 육식을 금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농경을 장려하기 위해서였다. 고려 말기부터 고기 맛을 알게 된 백성들을 제어하지 않으면 농사지을 소가 사라지리라 우려한 탓이다. 조선 후기에 가축은 매매의 대상이 되었다. 집에서 고이 기른 닭과 돼지, 개를 팔러 시장에 나온 민초들의 모습을 김준근의